금융당국, 부정거래 검찰 기소 前 일반 공개 추진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자본시장조사단이 중대한 시장 교란 행위를 적발했을 때 수사 기관에 통보하기 전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지만 혐의 확정 전 정보 공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투자자 보호라는 공익적인 목적을 달성한다는 취지에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무죄 추정 원칙 등에 위배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상장사 임원이나 주요 주주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거래 등 일반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을 시장에 먼저 알려 경종을 울리겠다는 취지지만 되레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금까지 검찰에 의뢰를 할 정도로 중대한 시장 교란 행위 등 불공정거래 조사 내용은 법과 내규에 따라 이첩 이전에 공개된 적이 없다.
윤제선 법무법인 창천 변호사는 "주가 조작 사건은 그 판단이 애매한 경우도 많고 엇갈리는 증거와 증인으로 판결이 나오기까지도 오랜 기간이 걸린다"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행위인지를 당국만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위험한 데다 사전 공개를 통해 당국이 이미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혐의를 확정 짓는 것처럼 보일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축적한 정보에 대한 금융위의 권한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행정부가 사법부 판단에 앞서서 예단한다는 점에서는 부정적 입장이 있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닌 단순히 기소 단계에 있는 사안을 공개함으로써 일반인들의 섣부른 예단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 교수는 "검찰 기소나 법원 판결이 확정되는 동안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미리 주의하자는 아이디어로 보인다"며 "시장에 대한 신호를 주거나 충격을 완화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분야와 달리 금융은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사회적, 경제적 파장이 크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행정 개입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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