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조치는 입주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법적 근거가 없는 대통령의 통치행위라는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은 인정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변호사는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가 법적 근거가 없이 국가 비상사태에서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의해 결정한 것이란 취지로 주장해 왔는데 이는 헌법상의 국가긴급권의 발동이 아닌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이라는 주장으로 평가된다"며 "남용과 악용을 막기 위해 국가긴급권의 내용과 효력, 통제와 한계를 분명히 하는 방향으로 헌법개정이 이뤄진 우리 헌정사를 볼 때 통치행위라는 명목으로 하는 아무런 법적 근거 없는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은 헌정사의 발전과정에 역행하는 것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말했다.
통치행위란 일반적으로 법적 판단이 가능함에도 고도의 정치성 때문에 법치행정의 원칙 및 사법적 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의미한다. 김 변호사는 남북관계에 있어 법적 통제 없이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는 위헌적 주장에서 벗어나 헌법을 비롯한 법 제도의 틀 내에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북합의서를 채택하고 발효시키는 데에도 필요한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북 제재인 5.24 조치가 합헌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그 조치가 적법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5.24 조치에 대한 국가의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의무를 부정한 일련의 판결에 근거해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가 그 어떠한 법적 근거가 없어도 합헌이며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며 "하지만 5.24 조치의 경우 전체 내용 중 개성공단과 관련한 부분은 개성공단 신규 진출 및 진출 기업의 투자 확대를 불허하는 것에 불과했을 뿐 이미 진출한 기업의 가동중단이나 철수를 명하는 조치를 포함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전면중단 조치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법원 판결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가가 5.24 조치에 따라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의무가 없다는 것이 반드시 5.24 조치가 적법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행정소송이나 헌법소원 등 다른 사법적 수단을 통한 구제 가능성이 차단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 기존 운영시 나타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발전적인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출입, 세금회계, 노무, 분쟁해결 등 기존 개성공단 운영시 노출된 문제점을 분석하고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개성공단 정상화 가능성 속에서 발전적 전망을 위한 남북법률, 남북합의서 개선과 규범력 제고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 기업관계자 및 전문가 인터뷰가 필요하며 북한의 나선무역지대법을 비롯해 중국 등 외국 사례 검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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