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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주년 특별 인터뷰]연기할수록 책임감…모든 배역 금쪽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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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0주년 맞은 오현경·김민정

[창간 30주년 특별 인터뷰]연기할수록 책임감…모든 배역 금쪽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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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무수히 많은 배우들이 새벽하늘의 샛별처럼 잠깐 반짝이다가 사라진다.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제자리를 지키는 이들은 극소수. 연기만 잘 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연예계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느 분야나 그렇듯 운도 따라야 하고 끊임없는 자기계발도 필요하다. 풍부한 지식은 물론 상상의 자극에 반응하는 재능과 연출가적 직관력이 요구된다. 시대적 요구와 기술적 요청에 부응하려면 감수성과 지성도 단련해야 한다.
배우 오현경과 김민정은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1988년 브라운관에 처음 등장했다.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로 첫 발을 뗀 오현경은 이듬해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됐다. 많은 드라마에서 주연을 꿰차며 승승장구하다가 1997년 드라마 '사랑하니까'를 끝으로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다.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으로 복귀해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ㆍ'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등에서 무르익은 연기를 보여줬다. 그녀는 "좋은 역할을 해냈을 때 응원을 많이 받는다. 누군가에게 알려지고 사랑을 받을 때가 참 좋다"고 했다. "딸이 엄마를 자랑스러워할 때 배우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연기를 할수록 책임감이 커진다"고 했다.

김민정은 아역 출신이다. 드라마 '베스트극장: 미망인'을 시작으로 드라마 '키드캅'ㆍ'장녹수'ㆍ'카이스트'ㆍ'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ㆍ'아일랜드'ㆍ'뉴 하트'ㆍ'맨투맨', 영화 '버스 정류장'ㆍ'발레교습소'ㆍ'음란서생' 등에 출연했다. 연말 방송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아역상, 청소년연기상, 신인상, 우수연기상 등을 차례로 수상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그녀는 "작품에서 그린 캐릭터 모두가 자식과 같다. 아쉬운 배역도 있고 만족스러운 배역도 있지만 모두 금쪽같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의 좋은 평가도 반갑지만, 스스로 매력적이라고 생각되거나 의도한 대로 표현됐다고 느낄 때 '배우로 일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각은 김민정을 배우로 활동하게 하는 원천이다. 그녀는 "어렸을 때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면, 지금은 스스로의 만족과 느낌을 더 중시한다"고 했다. "주체가 성립되기 전부터 일을 한 탓인지 나보다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때가 많았다. 촬영장이 곧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다. 나보다 내가 그리는 배역들이 주체가 되다보니, 서른 살이 넘어서까지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명확히 알 수 없었다.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 나의 길을 당당히 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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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경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다보면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고 했다. "배우는 결국 자신의 인생을 잘 가꾸는 것이 필수요소인 듯하다. 그래서 늘 조심하고, 실수를 하더라도 스스로 반성하며 지혜를 구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해서인지 마냥 어려웠던 연기가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베테랑 배우에게도 불안은 엄습한다. 작품을 마치는 순간이 그러하다. 의지와 상관없이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마음이 초조해진다. 오현경은 "그 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걱정이 많아지면 위기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도전하려고 한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배우로 돌아갈 시간을 기다린다."

활동성과 생산성이 많아지면 부담도 커진다. 책임감이 가중돼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오현경에게는 딸 홍채령이 그런 존재다.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배운다"고 했다. "내가 바뀌어야 자식에게도 좋은 말을 해줄 수 있다. 좋은 엄마 이전에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려고 노력한다. (채령이가) 성인이 되어 '엄마처럼 살고 싶다'는 말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녀는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하며 체형을 유지한다. 숱한 경험에도 여전히 연기 지도자를 찾아가 배역을 분석하며 다채로운 표현을 연습한다. 오현경은 "재능이 타고난 배우들을 쫓아갈 생각은 없다. 멀리 내다보고 달릴 뿐이다. 주저앉지 않는다면 언젠가 스스로 만족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녀는 30년 동안 열심히 달려온 자신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내 이름 석 자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함께 달려준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시간이었어. 앞으로 뛰어갈 30년도 함께 노력하며 감사하게 살자." 김민정은 과거의 30년을 멀리 떠나보냈다. 새로운 삶을 꿈꾼다. 어릴 적 자신을 옭아매던 속박에서 조금씩 벗어나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을 찾았다. "민정아, 그동안 정말 잘 버텼어. 앞으로는 잘 버티지 말고, 조금 더 즐겁게 살자."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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