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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D-5] '칠순'의 열정, 한국에 쏟아붓는 토니 그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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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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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레오강)=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토니 그란데(70) 수석코치는 우리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아쉬워하는 일이 하나 있다. 서울 구경을 제대로 못해봤다고 한다.

대표팀을 챙기고 스페인과 한국을 오가는 바쁜 일정으로 서울에 있을 기회가 별로 없었다. 지난달 우리 대표팀이 파주에 소집되기 전에 잠시 서울시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잠시 머물기만 했다. 그란데 코치는 "그래도 서울이 한국 수도인데 어디가 어딘지도 잘 모른다"며 오히려 "울산은 내가 잘 안다. 참 친숙하다"고 했다고 한다.
울산은 지난해 11월 그란데 코치가 대표팀과 전지훈련을 했던 장소다. 당시 대표팀은 한달 후에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동아시아선수권대회 기간에는 그란데 코치가 감기몸살로 훈련을 빠진 적이 있다. 이때 그는 열이 오르고 많이 아팠다고 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그때는 정말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고 하기도 했다. 다행히 그란데 코치는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먹고 기운을 회복했다.

또한 그란데 코치는 식사를 하기 전에 술을 즐겨 먹는 반주가, 담배를 가까이 하는 애연가다. 한국에서는 그의 입맛에 맞는 술을 찾기 힘들지만 그래도 반주를 꼭 즐긴다. 파주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 흡연구역은 그가 자주 찾는 장소다. 담배를 피며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거리낌 없이 축구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그렇게 그란데 코치는 한국과 정들어가고 있다. 칠순의 나이에도 그가 이번 러시아월드컵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준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대표팀 관계자는 "그란데 코치가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사 적극적이고 누구보다 열정이 넘치신다"고 했다.
그란데 코치는 우리 대표팀에 전술 조언과 훈련 계획에 대한 의견을 주고 있다. 스페인 축구대표팀에서 수석코치를 했던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상대팀 전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특히 스페인 프로리그에서 활약하는 멕시코 선수들의 장단점은 이미 그란데 코치의 손바닥 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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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데 코치는 2008~2016년 스페인 축구대표팀에서 여러 국제대회를 경험한 백전노장임에도 한발 물러설 줄 아는 지도자다. 감독, 코치들 앞에서 자기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의 특성을 잘 아는 감독과 국내 코치들을 존중한다. 그러는 한편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일들을 찾고 필요한 조언은 아끼지 않는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도 그란데 코치를 강하게 신뢰하고 있다. 지난해 코치체계가 모호했던 시기, "그란데가 수석코치"라고 강조하며 한방에 정리한 이도 신 감독이었다.

그란데 코치도 나름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한국 대표팀의 여건이나 환경이 스페인 대표팀과는 많이 달랐기 때문.
그는 "어떻게 보면 나는 스페인에서 복을 맏았다. 스페인은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주요 선수들이 같은 몸상태와 생활 사이클을 가지고 대표팀에 온다. 감독, 코치는 그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맞춰가면 된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활약하는 리그가 다르고, 일정이 달라 각자 다른 몸상태로 월드컵을 준비하기 때문에 더 어려웠다"고 했다.

월드컵은 이제 일주일도 안 남았다. 스웨덴과 첫 경기를 하는 18일까지는 9일 남았다. 이 가운데 대표팀은 이전 평가전들에서 경기력이 부진해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그란데 코치는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 각자가 다들 의욕이 있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자세들이 있어 이번 월드컵에서 장점으로 발휘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악바리 근성'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란데 코치는 ""우리 선수들이 적극성이나 거친 면이 없다. 스페인어로 'maldad'라고 하는데 악바리근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축구는 신사적인 스포츠지만 모든 경기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상대가 비신사적으로 나올 수 있을텐데 좀 더 거칠게 하는 플레이를 하도록 요구하고 끄집어내고자 하고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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