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코스닥벤처펀드, 하반기에도 흥행몰이 지속될까
주식형 펀드 수익률 크게 앞서
의무 투자비율 등 제약 걸림돌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문채석 기자]코스닥벤처펀드가 출시 두 달만에 3조원 가까운 투자금을 끌어 모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 펀드를 수익률을 크게 앞섰다. 다만 일각에서는 펀드의 부문별 의무 투자비율과 엄격하게 제한된 투자대상 기업 기준 탓에 일시적 흥행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코스닥벤처펀드 설정액 규모는 2조7655억원으로 집계됐다. 펀드 개수는 이미 200개를 훌쩍 뛰어 넘었고 공모펀드 12개에 7605억원, 사모펀드 191개에 2조49억원이 모였다. 지난 4월6일 이후 두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달성한 성적인 만큼 추세대로라면 이달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30일 내놓은 개선안이 공모펀드 투자금 유입에 도움이 됐다. 사모펀드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한 공모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개선안에서는 공모주 투자 시 공모펀드에 최대 10%의 추가물량을 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순자산의 10% 이내로 제한한 규정을 폐지했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신용등급 평가가 없어도 공모펀드가 편입할 수 있도록 했다.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을 크게 앞서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코스닥벤처 공모펀드의 1개월 누적 수익률은 지난 8일까지 2.36%로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1.28%를 1%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상품별로 보면 '현대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종류C-f'가 5.56%로 수익률 1위를 기록 중이다. 'KB코스닥벤처기업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A-E'이 3.54%로 뒤를 잇고 있다.
한 달 새 투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펀드는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으로 166억원이 유입됐다. 이어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에는 각각 165억원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출범 두 달 동안 코스닥벤처펀드가 수탁고 3조원, 수익률 2%대 기록은 괄목할만한 수준이라면서도 운용상의 제약과 비우호적인 시장상황 등으로 앞으로 추이를 낙관할 수 만은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코스닥 신규 상장 공모주식의 30%를 우선 배정받기 위해 적어도 투자금의 15% 이상을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이나 무담보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반드시 투자해야 하고, 이를 포함한 50% 이상을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 상장 중소ㆍ중견기업의 주식 등에 배정해야 한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공모주 배정 혜택만 보고 투자하기에 여전히 요건이 까다로운 게 사실"이라며 "그간 CB와 BW를 발행하기 위해 필요한 신용 평가 기관의 신용 등급조차 갖추지 못한 코스닥벤처기업이 많았고, 이에 따라 일부 상장사를 대상으로 '제로 쿠폰'을 발행해 물량을 채우는데 급급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이라고 설명했다.
기준을 채우기 위한 기계적 운용방식과 자산의 50% 이상을 엄격하게 한정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상장사의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투자금 쏠림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홍윤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CB나 BW 등을 매수할 때 성장성과 별개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단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벤처기업 위주로 운용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투자금이 절실한 벤처기업보다 우량한 기업에 돈이 몰리고, 장기적으로 메자닌이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우량기업 주주들의 주식가치 훼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운용사 한 마케팅 담당 관계자는 "출시 2달만에 메자닌 발행과 공모주 시장이 과열 국면에 진입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 왜곡으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과 수익률 훼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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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벤처펀드를 둘러싼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은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상장 예정기업에 대해 감리를 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상장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이슈가 터지면서 포트폴리오 비중이 큰 바이오업종 전반에 먹구름이 끼고 있기 때문이다.
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코스닥벤처펀드의 수익률은 결국 공모주에서 판가름이 나는 구조"라며 "신규 상장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상장 벤처기업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해야하는 데 이마저도 비중이 큰 바이오업종의 최근 부진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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