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생산부터 식탁까지…유해물질 조사로 안전 관리 강화한다
-식약처, 한국형 총식이조사 'TDS' 착수…獨 BfR과 협력 강화
-조리과정 거치면서 발생하는 유익·유해성분 변화량 분석…현재 50여개국에서 실시
-獨, TDS 전용 차량·조리실 보유하고 표준화된 절차 따라 작업, 전산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1일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연방위해평가원(BfR)에서 총식이조사(TDS)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가운데 왼쪽부터 윤혜정 식약처 식품기준과장, 라이너 비트코브스키 BfR 부원장, 마티아스 그라이너 노출량평가부장.
[베를린(독일)=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 조리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하는 유익·유해물질의 변화량을 분석하는 '한국형' 총식이조사(TDS)에 착수했다. 식품 생산부터 섭취 단계까지 국민 식생활 전반에 걸쳐 안전 관리를 하기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선행기관인 독일 연방위해평가원(BfR)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31일 독일 연방식품농업소비자보호부(BMELV) 산하 위해평가 전문기관 BfR에서 TDS 사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연구 방안을 논의했다. 두 기관은 6월 말까지 시료 교차검정 추진, 새로운 시험법·위해평가 기법 등 시험법 정보 공유 를 담은 실행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마티아스 그라이너 BfR 노출량 평가부장은 "국제적인 TDS 기준이 없어 단순히 결과값을 비교하기 어려웠다"면서 "양국의 TDS 방법과 기준을 상호 보완하는 등 실질적인 액션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TDS는 먹기 직전 상태로 처리 또는 조리된 식품의 유해물질 함량을 분석해 벤조피렌, 곰팡이독소 등 유해물질 섭취량을 추정하는 가장 실제에 가까운 노출량 평가 방식이다. 미국, 프랑스,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대만, 중국 등 50여개국에서 TDS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은 1960~1970년대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BfR을 참조해 TDS 지침서를 개발한 데 이어 올해 다소비·다빈도 식품 107개 품목을 대상으로 TDS에 착수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기반으로 국민이 많이, 자주 섭취하는 식품을 끓이기·굽기·튀기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한 뒤 유해물질을 분석한다. 같은 식품이라도 조리 방법 등에 따라 유해물질 생성량(노출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맡았다. 내년에는 다소비 상위 95%(177개 품목)로 조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윤혜정 식약처 식품기준과장은 "2000년대 초반에는 식품의 중금속, 잔류농약, 아플라톡신 등의 성분을 분석했지만 원물을 대상으로 했다"면서 "이번에는 먹기 직전의 상태에서 조사하는 것이라 진정한 의미의 TDS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BfR에 주목하는 것은 뒤늦게 조사를 시작했지만 규모가 크고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어서다. BfR은 2015년부터 7년간 총 1300만유로(약 162억원)를 투입하기로 하고 TDS(프로젝트명 MEAL Study) 사업을 시작했다. 분석 대상은 300개 품목으로 우리보다 많다. 올해 식약처의 TDS 예산은 11억원으로 BfR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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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독일은 TDS를 위한 식품 구매 전용 차량과 조리실을 갖추고 있다. 전용 조리실을 보유한 국가는 독일과 미국 뿐이다. 식품 구매부터 조리, 혼합 및 균질화, 분석, 위해 평가는 표준화된 절차와 기준에 따라 이뤄지며 전 과정은 바코드를 통해 전산 처리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용 시설이 전무하다. 보건산업진흥원에서 기차, 버스를 통해 조달한 식품을 우송대학교의 조리실에서 시료로 만들고, 이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대학교 등 10개 기관에서 분석한다. 윤혜정 과장은 "유해물질 적정관리를 위한 식품 기준·규격 설정에 반영하거나 유해물질 저감화 정책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중요한 자료를 만드는 시설인 만큼 우리나라도 TDS 전용 조리실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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