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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잡아야 세계패권"…미·중 무역갈등의 속내

최종수정 2018.06.04 14:52 기사입력 2018.06.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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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적자 이유로 中견제
이면에는 중국의 'IT굴기' 억제
"AI·5G·IoT 등…ICT가 곧 권력"

"ICT 잡아야 세계패권"…미·중 무역갈등의 속내



미국과 중국, 주요 2개국(G2)이 글로벌 패권을 놓고 벌이는 갈등의 곳곳에 IT가 있다. 군사력ㆍ외교력보다 IT가 향후 국가의 존망을 결정지을 것이란 확신이 바탕에 깔려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의 핵심에는 IT 헤게모니 다툼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이 대중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에 견제구를 던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IT굴기를 억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ZTE 제재가 대표적 사례다. 지난 4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 전자·통신기업 ZTE가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에 미국 상품과 기술을 불법 공급했다며 7년 동안 ZTE의 부품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ZTE는 존폐위기에 몰렸다. 미국 인텔이나 퀄컴 등으로부터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의 20~30%를 공급받던 ZTE였다. 예상 손실액만 31억달러(3조3500억원)에 달했다. 북한·이란 제재 위반 혐의가 그 근거였지만 이면에는 중국 IT기업의 해킹ㆍ스파이 행위에 대한 견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에서 휴대폰 사업을 확장하려던 화웨이 역시 미국 정부에 발목이 잡혔다. 화웨이는 올 초 미국시장에 최고급 스마트폰 '메이트10 프로'를 이동통신사 AT&T와 협력해 출시하려고 했다. 출시 시기만 저울질하던 시점에서 이 계획은 무산됐다. ZTE와 유사한 이유로 미국 정부의 정치적 압력 때문이라는 현지 보도가 잇따랐다.

퀄컴을 인수하려던 브로드컴의 계획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좌초됐다. 브로드컴의 최대주주는 싱가포르 기업이지만 화교 자본과 밀접하다는 게 이유다.

미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를 심사하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는 화웨이를 이롭게 할 것"이라며 "중국 통신기업이 5G 분야 등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미국의 안보에 현저하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별히 속내도 감추지 않은 노골적 차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권고를 그대로 수용해 인수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지난해에도 미국은 안보를 이유로 지능형 반도체 제조업체 래티스(Lattice)에 대한 중국 벤처캐피털의 인수를 저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은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자국 기술을 보호함으로써 첨단 분야에서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KOTRA 역시 "미국 정부의 중국 5G 이동통신 기술에 대한 견제 조치로 해석된다"면서 "미국과 중국 정부 간 대립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5G를 비롯해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블록체인 등 ICT 전 분야에 걸쳐 중국은 미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AI의 경우 중국은 이미 한국을 추월해 미국과 기술격차를 1.4년 수준으로 좁혔다. 스티븐 몰런코프 퀄컴 최고경영자는 "5G 시대가 되면 중국 IT기업들이 애플과 삼성전자 같은 기업을 누르고 세계 최고의 기업 대열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IT 패권경쟁에서 한국도 강 건너 불구경할 입장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머니파워로 기술을 탈취하는 중국의 행위는 미국 대상으로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한국은 중국의 '기술식탐'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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