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테이블웨어 매출 신장, 대형마트에선 명품 그릇 판매 급증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1.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최금희씨(59)는 "요즘엔 마트에 장 보러 들를 때마다 주방코너에 들러 찜해놨던 명품 식기를 하나씩 사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지난 30여년간 코렐 말고 다른 그릇은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백화점에서만 보던 포트메리온를 필요한 사이즈로만 낱개로 구매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한 끼의 즐거움을 중요시하는 ‘홈쿡족’이 증가하면서 음식을 담는 ‘플레이팅’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홈쿡은 최근 사먹는 음식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이 기왕 먹을 거면 더 맛있게, 더 보기 좋게 먹자는 또 다른 ‘집밥’의 개념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테이블 웨어 품목 매출이 매년 신장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웨지우드, 로얄코펜하겐 등 프리미엄 테이블 웨어에 대한 관심은 작년부터 높아졌다. 올해의 경우 매출이 14.3% 신장하며 전체 테이블 웨어 신장세를 4배 이상 앞지르고 있다. 이는 연령에 관계 없이 한 끼의 식사도 근사하게 즐기고 싶은 고객들이 점차 늘어나며 이색적인 그릇과 함께 음식을 연출하는 플레이팅이 일상화 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디어도 홈쿡족의 플레이팅 일상화에 한 몫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수입 명품 식기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백화점에서 사지 않고 보기만 하는 '눈팅'의 대명사였지만 대형마트에서 가격을 낮춰 판매하면서 중년 주부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한 영향이다. 이마트에서 포트메리온ㆍ빌레로이앤보흐ㆍ덴비 등 '브랜드 식기(32%)'가 지난해 처음으로 대형마트 식기 최강자인 '코렐(23%)'을 앞질렀다. 이마트 브랜드 식기의 매출 상승률은 지난해(전년 대비) 86.4%에 달했다. 올해 1~4월 사이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롯데마트 역시 2016년 연간 브랜드 식기 매출은 전년 대비 49% 늘었고, 지난해에는 16.7% 증가했다. 올해 1~4월까지 매출은 전년보다 9.6% 신장했다. 그동안 수입 명품 식기는 해외 직접 구매(직구)가 아니면 저렴하게 구매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대형마트가 병행수입을 통해 브랜드 식기를 들여오며 상황이 달라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통상 백화점보다 40~60% 정도 저렴하다"며 "브랜드 식기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주부들도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의 비율)'를 따지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고급 식기를 고르고 이에 어울리는 테이블 웨어로 장식해 집밥도 즐기면서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의 연령별 브랜드 식기 구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년 주부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1~4월까지 40대는 32%, 50대는 34.8%를 차지했디. 이는 작년 대비 각각 0.6%포인트, 3.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식기의 경우 칼이나 도마 등 다른 조리기구와 달리 가정간편식(HMR)의 매출 증가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근사한 한 끼 식사를 위한다는 측면에선 음식을 담아내는 식기가 중요하기 때문. 실제 지난해 이마트 주방 용품 전체 매출은 2.6% 줄어들었지만 브랜드 식기 매출 성장률은 높아지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은성 이마트 주방용품 바이어는 "지난해 6월 부터 전국 40개 이마트 점포에 브랜드 식기 전문코너를 운영 중인 이마트는 유리컵과 쟁반 소품까지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소민 롯데마트 키친스타일팀 상품기획자(MD) 역시 "체코의 '프라하블루' 등 도자기 애호가뿐 아니라 대중적으로 알려진 신규 브랜드를 지속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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