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그 동안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김정주 NXC 대표가 최근 '넥슨 공짜 주식' 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지난달 29일 공식적으로 내놓은 입장문의 첫 문구다. 그는 과거 잘 나가던 검사 친구에게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공짜로 주고 129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도록 한 뇌물 혐의로 재판에 부쳐졌으나 최근 2년여 만에 무죄를 확정지었다. 129억원은 그의 친구였던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머니에 그대로 들어갔다.
김 대표는 대중을 향해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했지만, 정작 심려는 김 대표와 그 주변의 몫이었을 뿐 대중의 것은 아니었다. 대중은 성공한 1세대 벤처 기업가가 뒤로는 공직자의 재산을 불려주고 여행 경비나 대주고 있었다는 사실에 심려가 아니라 '분노'했다.
어쨌건 그는 무죄다. 죄가 없으므로 사죄할 이유도 없다. 실제로 그의 입장문에는 '죄송하다'거나 '사과드린다'는 표현은 전혀 들어있지 않다. 1000억원대 사회환원과 넥슨의 경영권을 자녀에게 승계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본인이 하고자 했던 바를 밝혔을 뿐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번 입장문을 자연스럽게 김 대표의 '반성문'으로 해석했다. 김 대표 역시 '사회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되갚는 삶을 살아가겠다'며 반성의 뉘앙스를 풍기긴 했다.
저명한 미디어 학자로 알려진 김성철 고려대 교수(한국정보사회학회장)는 "국내 게임사의 가장 큰 과제는 지속가능성으로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 지속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게임이 사회적 가치는 도외시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적 동기로만 움직이는 공간이 된다면 발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좀처럼 바뀌지 않는 현실을 언급하며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게임사들이)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전향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계기야 어찌 됐든 김 대표의 사회공헌 약속은 반길만한 일이다. 김 대표는 그의 공언과 넥슨의 변화를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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