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베이터에 있던 두 달 난 갓난아기는 엄마 못 봐

아버지 송 씨는 병원 앞에서 "딸을 살려내라"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딸 송 씨는 지난달 16일 의식을 잃은 뒤 2일 현재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이승진 기자)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서울 강동구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시술을 받은 송 모씨(여·32)가 의식불명에 빠진 뒤 보름이 넘게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송씨는 2개월 된 딸을 두고 있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송씨는 지난 3월 출산했다. 출산 뒤 두 달이 지났지만 다리와 얼굴 등에서 붓기가 빠지지 않는 임신중독증 증상이 지속돼 지난달 병원을 찾았다. 병원은 송씨가 자가면역질환(루푸스) 환자임을 확진했고, ‘신장혈장교환’ 시술을 권유했다. 같은 달 16일 오후 2시께 신장혈장교환 시술을 진행한 송씨는 시술을 마친 뒤 7~8차례 쇼크가 발생했다. 연속으로 찾아온 강한 쇼크와 함께 뇌출혈과 뇌경색이 발생해 송씨는 급히 뇌 수술까지 받았지만 2일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송씨가 쓰러진 이후 가정은 무너졌다. 두 달 된 딸을 돌보기 위해 송씨의 남편은 직장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송씨의 아버지는 열흘째 병원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아버지 송씨는 “병원이 권유해 받은 시술인데 그 뒤에 우리 아이가 아직도 눈을 뜨지 못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그는 “병원의 과실여부를 따질 여유도 없다”며 “지금은 병원이 내 딸을 다시 살려내 주기만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병원은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시술을 진행한 A교수는 “임신중독증은 출산하고 나면 두 달 안에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환자는 그렇지 않았다”며 “이 과정에서 루푸스 환자임을 발견하게 됐는데 상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호자 분들은 환자에게 발생한 쇼크나 뇌출혈 등을 시술로 인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루푸스가 워낙 중증이었고, 혈장교환술은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또 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의식을 잃은 뒤 보호자들에게 몇 시간에 걸쳐 상황을 설명해줬고 사과와 위로의 말씀도 함께 전했다”고 전했다. 현재 송씨는 상태는 모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다시 깨어나기 힘든 상황임을 덧붙였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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