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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도 상관없다" 트럼프發 무역전쟁에 '대공황 재현' 공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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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월부터 EU·加·멕시코산 철강에 고율관세 확정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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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뉴욕 김은별 특파원] 중국을 대상으로 무역 전면전에 돌입했던 미국이 이번엔 '국가안보'를 내세워 오랜 동맹국인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에 고율 관세조치를 강행하자, 과거 대공황의 공포가 재차 부상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폭탄이 각국의 보복조치로 이어지는 현 흐름이 1930년대 대공황 당시와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번 제재는 경제동맹뿐 아니라 군사동맹국을 공격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EU,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ㆍ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월1일 0시를 기점으로 이들 국가의 철강제품에 25%, 알루미늄제품에 10%의 관세 부과 조치가 발효된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협상에서 만족스러운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을 상대로 무역전쟁 첫발을 쐈다"고 보도했다. 무역분쟁 전선이 주요 2개국(G2)이 맞닿은 태평양에서 대서양, 북중미 지역까지 확장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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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을 맞은 EU와 캐나다, 멕시코는 즉각 보복조치를 예고했다. EU 행정부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무역역사에서 가장 나쁜 날"이라며 "우리도 그들이 한 것과 똑같은 것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를 요청하는 한편 오는 20일부터 28억유로(3조5379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발효한다는 방침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관세부과 이유로 국가안보 위협 조항을 내세운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150년이 넘는 우방 관계인 캐나다는 미국의 가장 견고한 동맹국"이라며 "노르망디 해변에서부터 아프가니스탄의 산까지 함께 싸우고 함께 죽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7월부터 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동일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하며 "2차 세계대전 후 캐나다가 취한 가장 강력한 보복조치"라고 평가했다. 총 166억캐나다달러(약 13조8000억원) 규모다. 멕시코 역시 경제부 성명을 통해 미국이 관세부과를 철회할 때까지 미국산 철강, 램프, 사과 등에 동일한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이번 조치를 1930년대에 빗댔다. 미국의 보호무역조치로 전 세계적 보복관세 등이 이어졌던 대공황의 전조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의 결정은) 갈등을 조장하고 경제적 민족주의를 불러일으키는 최악의 대응"이라며 "1930년대에도 이 같은 일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경고는 주요 석학들로부터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른바 '검은 화요일' 사태 이후인 1930년 미국이 스무트-홀리법을 제정해 2만개가량의 수입 품목에 대해 평균 60%의 관세를 매기자 교역대상국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무역장벽을 높였고 이는 결국 세계 교역과 경제의 급격한 위축으로 이어졌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대공황 당시와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미국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쏟아진다. 상원 재정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오린해치(유타) 의원은 "미국 내 소비자와 제조기업, 근로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반발했다. "잘못된 과녁을 겨냥했다" "중국과 동맹국은 다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피터슨국제연구소의 차드 보운 선임연구원은 "중국과 달리 EU에 가한 조치는 군사동맹국을 공격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고급자동차의 수입을 막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향후 무역전선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이들 국가 간 날선 공방이 오갈 가능성이 크다. 막판 난항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무역전쟁 기조에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세조치 발표 후 자신의 트위터에 대문자로 "공정한 무역(FAIR TRADE)!"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동맹국인 EU 등 7개국에 대한 관세부과를 잠정유예한 바 있다. 한국의 경우 같은 달 철강쿼터제를 수용하기로 하며 관세면제 지위를 완전히 확정했다. EU와 캐나다, 멕시코는 유예기간을 6월1일로 연장하고 미국과의 협상을 이어왔으나 진통 끝에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무역전쟁 우려가 급부상하며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2%(251.94포인트) 하락한 2만4415.84,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0.69%(18.74포인트) 내린 2705.27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0.27%(20.34포인트) 떨어진 7442.12로 장을 마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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