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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조선소가 결정하는 함정엔진… 투명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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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0t급 신형 호위함(FFG-Ⅱ) 1번함인 '대구함'

2800t급 신형 호위함(FFG-Ⅱ) 1번함인 '대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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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우리 군이 3000톤급 신형 울산급 호위함 (FFX Batch-3) 6척을 신규로 건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엔진선정을 놓고도 벌써부터 경쟁이 치열하다. 엔진은 영국 대표주자 롤스로이스와 미국 GE를 놓고 조만간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위함을 건조하는 조선소가 주요 장비와 부품을 임의대로 결정하고 국내사업권까지 독점하는 사업절차가 부당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9일 군에 따르면 신형 호위함 건조 사업 규모만 2조원대 사업으로 신형 호위함의 위한 탐색개발을 진행 중이다. 방위사업청은 2020년대 전력화될 배치-3는 배치-2에 기반을 두면서 전투체계 등을 국산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울산급 호위함이 실전배치되면 해군의 연안 방어와 해상교통로 확보 능력이 한층 강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해군력 건설을 추진하는 나라에 선체와 전자장비를 패키지로 판매할 수 있어 우리나라의 방산수출 증진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존 초계함에 비해 대잠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돼 천안함 폭침 이후 강조되고 있는 연안에서의 북한 잠수함 탐지 작전에서도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울산급 호위함에 들어갈 엔진사는 영국의 롤스로이스와 미국의 GE가 도전장을 내걸었다. 롤스로이스가 제공하는 MT-30엔진은 우리해군이 대구급 신형 호위함 사업(FFX Batch-2)에 채택된 엔진이라는 점에서 유리한 입장이다. 하지만 긴 예열시간으로 인해 적 잠수함 발견 시 신속한 작전 전개에 한계가 있고 고장이 잦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이 엔진을 도입한 미 해군의 연안전투함(LCS, Littoral Combat Ship)은 남중국해역 부근으로 출항하던 중 엔진 고장으로 모항인 하와이로 귀환하는 등 잦은 엔진 고장 때문에 임무 수행에 차질을 빚어 사업규모까지 축소시켰다.
미국 GE는 LM 계열 엔진(LM-500, LM-2500)을 제시했다. LM 계열 엔진은 우리 군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해온 가스터빈 엔진이다. 세종대왕함, 광개토대왕 등의 구축함과 운영하급 고속함에 장착됐다. 국내에서 후속군수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장이 나더라도 신속하게 수리 후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울산급 호위함을 위해 제안한 LM-6000 엔진은 우리 해군에 최초로 도입되는 엔진이다. 그만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두 방산기업들의 엔진을 선정주체가 방위사업청 등 국가기관이 아닌 호위함을 건조할 조선소라는 점이다.

현재 울산급 호위함을 제작하는 조선소는 현대중공업으로 롤스로이스 엔진의 국내 사업권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호위함엔진이 롤스로이스로 당연스레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함정 사업의 경우 장착될 장비에 맞춰 설계를 마치면 장비교체도 힘들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추가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있다. 롤스로이스의 경우 2800톤급 신형 대구급 호위함(FFX Batch-2) 사업에서 추진 체계 비용을 50% 이상 인상을 요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조선소가 임의적으로 엔진을 결정하기 보다 공정성을 높여 방위사업청 등 국가기관에서 계약을 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다.

해군 관계자는 "조선소가 주요 장비ㆍ부품을 결정하는 사업방식으로 인해 해군의 풍부한 함정 운용 경험이 군함 건조 과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과거 해군 조함사업단의 감독기능 부활 등 해군의 적극적인 개입과 의사결정을 통해 주요 장비가 결정되야 한다"고 말했다.

방산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침체된 조선업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는데도 불구하고 신형 호위함 건조를 서두르는 측면이 있다"고 우려하며, "정부가 진정으로 국가 안보와 혈세 낭비를 걱정한다면 함정 사업에서도 (다른 군 사업과 마찬가지로) 주요 구성품을 방산물자로 지정해 정부가 직접 계약ㆍ관리하고, 경쟁입찰 방식을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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