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AI 메이커스 킷' 체험해보니
기본적인 코딩능력만 있으면
나만의 AI기기 제작 가능
아마존 에코보다 좋은 AI스피커 만들 수도
"기가지니, 앞으로 가." "위이이이잉."
누구나 인공지능(AI) 디바이스의 창조자가 될 수 있다. 레고 블록을 모아 미니 차를 만들고, 거기에 AI 칩을 연결하면 AI 자동차가 된다. 거기에 간단한 코딩 작업으로 '앞으로 가' '오른쪽으로' 등 음성 인식 능력을 학습시킨다.
국내 최초의 셀프 AI 디바이스 제작 도구 'AI 메이커스 킷(AI Makers Kit)'의 6월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를 24일 찾았다.
AI 메이커스 킷의 구성품. 풀패키지는 라즈베리파이, 보이스킷(라즈베리파이 확장보드), 버튼, 스피커, 마이크, 아크릴케이스, SD카드, 나사/기타 연결선 등으로 구성된다. 라즈베리파이를 제외한 라이트 패키지도 판매될 예정이다.
원본보기 아이콘이원석 KT융합기술원 서비스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기초적인 코딩 능력과 어떤 물체를 만들 재료(레고 블록ㆍ과학 상자 등)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나만의 AI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기자에게 레고 블록을 모아 장난감 자동차를 만들어줬다. 모터·배터리 등 기본적인 동력 장치를 넣고 AI 메이커스 킷을 얹었다. 이 자동차를 음성 명령으로 움직이는 AI 자동차로 만드는 작업에 참여해봤다.
이 연구원은 "AI 디바이스 만들기 작업에서 가장 처음이자 중요한 것은 단말기를 깨우는 작업"이라고 했다. 아무 말이나 명령으로 인식해 작동하지 않도록 필요한 명령만 인식하게 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지니야'라는 명령어 이후에 나오는 음성만 명령으로 인식하도록 코드를 짰다.
그러자 자동차를 움직이기 위해 온오프 스위치 버튼을 직접 누를 필요가 없어졌다. "지니야"라고 부르니 알아들은 듯 '띠리링' 소리를 낸다. 명령을 내려달라는 의미다. "앞으로 가"라고 말하자 지체 없이 모터음을 내며 책상 위를 내달린다. "오른쪽으로"란 명령에 차 앞머리를 우측으로 튼다. "뒤로"라고 명령하니 그 자리에서 후진한다.
이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제조사의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했다"며 "AI 메이커스 킷 출시는 앞으로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다양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다양한 맞춤형 디바이스도 가능하다. 가령 실내 온도를 알려주는 AI 디바이스를 만들어 쓸 수도 있다. AI 메이커스 킷에 온도 센서를 별도 구매해 부착하고 '온도 알려줘'라는 명령어만 학습시키면 된다.
AI 메이커스 킷을 이용하면 제조사들이 내놓은 AI 스피커보다 좋은 디바이스를 만들 수도 있을까. 이 연구원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면서 "더 좋은 아이디어, 개발 역량을 가진 소비자가 현재 기가지니·아마존 에코·구글 홈보다 좋은 스피커를 만들어 쓰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AI 메이커스 킷을 내놓는 이유는 국내 AI 생태계 확장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AI는 모든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낼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더 많은 개발자가 AI에 친숙해지고,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더 나은 AI 서비스가 나올 수 있고 전체적인 국내 AI시장 환경도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노동자가 아니라 노예다"…中 전기차 건설 현장에...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