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최근 강원랜드, 수서고속철도(SRT)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대규모 채용비리가 적발된데 이어 4대 시중은행에서도 채용비리가 드러났다. 그러자 청년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지인, 동료의 채용비리를 고발 하는 등 민간기업의 채용비리 근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최근 같은 학과 동기가 국내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소식에 놀랐다. 그는 평소 기업들의 채용 소식에도 전혀 자기소개서를 준비하지 않는 등 취업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십 번의 취업 시도에도 매번 탈락했던 김씨는 동기에게 취업 비결을 물어봤지만 동기는 “운이 좋았다”고만 답했고, 얼마 후 동기의 ‘운’은 같이 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는 아버지로부터 나온 것임을 알게 됐다.
이 같은 민간기업의 채용비리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국내 대기업 경영기획 직군에 근무하는 A씨는 “지난해 말 함께 입사한 동기가 알고 보니 임원 자녀였고, 채용 과정에서도 특혜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입사 과정에서의 특혜도 문제인데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는 임원 자녀임을 아는 상사들이 동기와 나를 다르게 대우하는 점이 문제”라며 “이것들이 쌓여 나중에 업무평가 과정에서도 차별을 받게 될 것 같아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채용비리는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 상황에서 수십만 취준생을 울리고,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반사회적 범죄’로 근절을 위해선 정부의 의지가 더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기업들이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 등을 도입해 취업과정을 갈수록 어렵게 만들고 있지만 이는 정상적인 취준생들만 힘들게 하는 것”이라며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선 정부가 민간기업으로도 감사를 확대해 채용비리를 확실하게 처벌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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