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3~4시간 시차 있는 곳 여행 다녀온 것과 같아"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양질의 수면이 필요하지만 최근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54만 명으로 2012년에 비해 3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혹 하루에 4시간만 자도 끄떡없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 전체 인구의 약 1~2%는 하루 4시간 이내로 자도 낮에 피곤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전체인구의 약 1~2%에서는 하루 10시간 이상 잠을 자야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기도 하다.
수면은 배고픔이나 식욕과 같은 본능의 일종으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배고픔은 식사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듯이, 수면부족은 필요한 만큼의 수면시간이 채워져야 해결된다. 하지만 과식이나 폭식, 불규칙한 식습관이 위장장애나 소화장애, 비만 등을 유발하듯이 불규칙한 수면습관이나 몰아서 자는 것은 수면주기의 이상, 불면증, 주간졸음증, 만성피로증후군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낮잠은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수면부족을 해결할 수는 없다. 부족한 수면은 충분한 수면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 또 과도한 낮잠은 당일 야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잠들기 어렵게 한다. 주말에 늦잠을 자거나, 낮잠을 몰아서 자는 등 충분히 수면을 취했는데도 월요일에 몸이 피곤하고, 집중이 안 되는 월요병이 그 예다.
생체리듬에 맞춰 잠들면 뇌의 송과체에서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지속적으로 분비돼 숙면하게 되고 깨지 않는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에서는 380~500nm의 파장인 청색광(블루라이트)이 많이 방출되는데, 이 청색광을 쏘이면 멜라토닌 생성·분비가 현저히 감소해 깊은 잠에 들기 어렵다. 최근 청색광 차단필름이나 스마트폰 야간모드 설정을 통해 청색광을 줄이려 하고 있으나, 이런 방법으로는 청생광 방출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따라서 잠자리에 든 후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
잠자는 동안 인체는 낮에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평형상태가 깨진 신체조직과 뇌의 균형을 다시 찾도록 해준다. 잠자는 동안 긴장됐던 근육은 이완되고, 심장이나 위장 등 내부 장기들도 휴식을 취한다. 잠은 신체뿐 아니라 마음도 쉬게 한다. 특히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기억은 잠시 중단되거나 꿈을 통해 발산하기도 한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교수는 "잠은 신체기능의 회복과 면역력 증강 등 항상성 유지를 위한 우리 몸의 방어기전이며,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라면서 "본인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을 파악해 잠이 부족하지 않도록 충분한 양의 숙면을 취하는 것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주말에 지나치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은 짧은 기간 동안 3~4시간의 시차가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갔다 돌아오는 것과 같다"면서 "저녁에는 집의 조명도 지나치게 환하지 않게 유지하고 화장실의 조명도 작고 밝지 않은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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