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 0.28%수준인데"…강건너 남의 집값 '부동산 착시' 키운다
아파트값 5억은 기본? 강남 등 일부 지역 얘기…인천, 경남 등 대부분 5억 아파트 귀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사는 A씨는 4월에 84.8㎡ 아파트를 4억3500만원에 팔았다. 자녀 교육 문제 때문에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근처로 이사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독산동 아파트를 판 금액으로는 전세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4월 강남구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6억5000만원에 달했다.
#경남 창원에 사는 B씨는 강남 재건축 단지 가격이 20억~30억원을 넘나든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B씨는 2017년 입주를 시작한 신축 아파트를 3억원에 매입했는데 프리미엄은커녕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창원에 '공사완료 후 미분양'이 364가구나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한국사회에서 부동산, 특히 아파트는 재산목록 1호다. 아파트값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남 재건축시장은 아파트값에 대한 눈높이를 한껏 올려놓았다. 4인 가구가 살기에는 비좁은 전용 면적의 아파트를 사려고 해도 10억원으로는 어림없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50.64㎡는 4월 초순에 18억원에 거래됐다. 개포주공1단지 35.64㎡도 14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1982년 건축한 노후 아파트 몸값이 비싼 이유는 재건축 기대감 때문이다.
강남 재건축 단지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다른 지역 주민들의 박탈감도 심화하고 있다. 아파트값을 둘러싼 '착시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4월 서울 강서구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정확히 5억원이다. 서울 강남이 아니더라도 5억원 아파트는 여기저기 널려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지만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살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서울 금천구에서 4월에 거래된 27건의 아파트 매매 사례 중 5억원을 넘긴 경우는 4건뿐이다.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 84.786㎡가 5억49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이외의 지역으로 나가보면 5억원 아파트는 더욱 귀하다.
수도권의 한 축인 인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4월 인천에서 거래된 781건의 아파트 매매사례 중 5억원 이상의 가격대가 형성된 경우는 30건으로 3.84%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것도 30건 중 19건이 연수구 송도동에 몰려 있다. 송도 신도시를 제외하면 인천에서 5억원 이상 아파트는 찾기 어렵다는 의미다.
품격 있는 거주 공간을 강조하며 택배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는 어떨까. 지난달 남양주 다산동에서 거래된 38건 중 5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는 1건에 불과하다. 다산동 마제스타워도농 129.59㎡가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방에선 더욱 찾기 어렵다. 지난달 경남에서 거래된 1026건의 아파트 중 5억원 이상은 3건으로 0.28% 수준에 그쳤다. 창원 성산구 성주동 프리빌리지 2차 161.7775㎡가 5억5700만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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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원 아파트'라는 기준점이 시사하는 바는 부동산 정책이 세밀하게 마련돼야 한다는 점이다. 강남 재건축 시장 등 일부 사례가 부각되면서 아파트값이 치솟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5억원 아파트도 희귀할 정도로 지역편차가 크다.
전문가들이 강남에 매몰된 부동산 정책을 경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지방은 재작년부터 집값이 떨어졌고 올해 입주물량까지 늘어나면서 경착륙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미입주, 재고주택, 금융규제 등 지방시장 관리 방안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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