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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대북 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 주장한 洪…사실은

최종수정 2018.05.05 08:30 기사입력 2018.05.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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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단체, '판문점 선언' 반발…5일 대북 전단 살포 예고
홍준표 대표 "대북 전단 살포, 법원 판결로도 나온 헌법적 가치" 주장
실제로 '대북 전단 살포 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된 적 있어
다만 "정부의 대북 전단 살포 제지는 적법" 대법원 판결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탈북자단체가 5일 대북 전단 살포를 예고하면서 이를 표현의 자유라고 옹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홍 대표는 지난달 30일 남북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며 대북 전단 살포를 언급했다. 같은달 27일 열린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을 비판하면서다. 판문점 선언에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당면하여 5월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한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를 두고 홍 대표는 "대북 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라는 법원의 판결까지 나온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에 해당되는 사안"이라며 "무슨 근거로 이를 막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의 말을 정리하면 대북 전단 살포는 법원에서도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만큼, 정부가 이를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얘기다. 이는 사실일까.

우선 한국당은 홍 대표가 언급한 '법원의 판결'은 2015년 6월22일자 경향신문 <‘대북전단 살포 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당시 경기 포천·양주·의정부 등 접경지역 주민 13명은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 3명이 해당 지역에서 북한 쪽으로 전단을 날리지 못하도록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의정부지법 민사합의30부는 "대북 전단 살포 금지를 요구하는 지역에 주민들이 일부 살더라도 거리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어디서 어떤 영업을 하는지 구체적인 소명이 없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대북 전단 살포 자체로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하는 영역 안에 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명시했다. 다만 "대북 전단 살포 행위의 위법성은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홍 대표가 언급한 대로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일단 '표현의 자유'로 본 재판 결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다만 담긴 내용과는 별개로,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과는 판결이 아니라 '결정'으로 본다. 법원의 판결이 아니라 결정으로 보는 것이 맞다.)

당시 주민 13명은 항고를 했지만 법원은 2015년 11월11일 이 역시 기각했다. 당시에도 재판부는 "시급히 금지하지 않으면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있다는 점이 소명되지 않았다"며 "표현행위의 사전금지를 정하는 가처분은 일반적인 가처분보다 더욱 신중하게 판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원 판결'과 함께 홍 대표가 언급한 '헌법적 가치'는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1항을 뜻한다.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는 내용이다. 이는 종종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근거로 활용돼왔다. 이 두가지 근거에 따르면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행위 자체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홍 대표가 언급한 대로 대북 전단 살포를 막을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16년 3월 대법원은 탈북자 출신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이 "국가가 대북 전단 살포를 막는 바람에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최종적으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심, 2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대법원에서도 확정한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대북 전단 살포를 막는 정부의 행위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당시 판결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북 전단 살포에 북한이 전면적인 군사적 타격을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고, 실제로 2014년 10월10일 경기 연천 지역 인근에서 대북 전단을 실은 풍선을 대량으로 살포하자 북한이 연천 인근 민통선에 포탄을 쐈던 점에 비춰볼 때, 대북 전단 살포 행위가 휴전선 지역 부근에 사는 국민의 생명·신체에 대한 급박하고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킨다". "모든 국민은 헌법 제21조1항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지만 이러한 표현의 자유는 무제한 적인 것이 아니고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때 국가가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헌법에서도 제21조 1항은 표현의 자유를 담고 있지만 4항에서는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7조 2항에서도 '국민은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표현의 자유는 보장해야 하지만 ▲접경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거나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거나 남북 합의사항 이행을 역행한다고 판단될 경우 제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홍 대표의 발언 중 "대북 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라는 법원 판결까지 나왔다"는 부분은 일부 맞지만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식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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