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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35% '집행유예'…'솜방망이 처벌' 여전

최종수정 2018.05.02 14:14 기사입력 2018.05.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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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한 고교생이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쳤다. 사진=아동안전위원회 제공

지난달 29일 한 고교생이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쳤다. 사진=아동안전위원회 제공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강요 및 알선 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한 고교생이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강남역 10번 출구는 지난 2016년 6월 강남역 인근 한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묻지마 살인’으로 살해당한 여성의 추모 집회가 열린 장소이기도 하다.

아동안전위원회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경기 성남시의 한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의 1인 시위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학생은 "저 좀 지켜주세요! 한해 9025명, 하루 25명 아동이 성범죄를 당하고 있다. 내일 나는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아동 성범죄 처벌강화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신청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동의해 주시지 않는다"는 내용을 피켓에 담았다.

학생은 "너무 속상했지만 어른들이 잘 모르셔서 그럴거란 생각에 중간고사를 마치자마자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1인 시위 계기를 밝혔다. 학생은 "나라 법안을 조금만 더 강하게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주취 감형, 심신 미약 이런 저런 핑계로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을 약하게 처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아동 성범죄 처벌 강화 20만 국민청원 꼭 해주세요"라고 덧붙였다. 학생의 말을 듣고 일부 시민들은 학생의 말에 공감하며 직접 팻말을 들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자 10명 중 7명 10대 청소년…강간범 35% '집행유예'
1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7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6년 1~12월 유죄판결이 확정된 대상자들을 분석한 결과 범죄자 10명 중 7명이 또래인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아동·청소년 대상 강간범의 35%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풀려난 것으로 분석됐다.

아동·청소년 대상 강간은 주로 집(46.6%)에서 오후 9시~오전5시(49.1%)에 가족 등을 포함한 '아는 사람'(63.3%)에 주로 발생했다. 가해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58.2%)로 가장 높았다.

2008년 경기도 안산에서 등교 중이던 8살 초등학생에게 성폭행 뒤 영구 장애를 입힌 조두순에게 법원은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15년에서 3년을 감량한 12년을 선고했다.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아동 강간범에게 엄벌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지만 사회의 솜방망이 처벌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창원 6세 여아 성폭행…'제2의 조두순 사건' 발생, 법원 "주취감형" 고려

지난해 '제2의 조두순 사건'으로 불린 창원 6세 여아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2017년 12월 낮 시간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여아를 자신의 차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남성은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6세 여아를 성폭행한 반 사회적 범죄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설명한 뒤 "피고인이 공탁하고 반성한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제2의 조두순 사건' 이후 가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한 '주취감형' 법 폐지 청와대 국민청원이 잇따랐다. 국민들은 이 남성이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자 '제2의 조두순 사건'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청와대 게시판에 '주취감형 폐지'를 주장했다.

현재 20대 국회에서는 서영교 의원이 형법 제10조에 “음주나 약물(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에 해당하는 약물)에 의한 심신장애자의 행위는 제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신설 조항을 추가하는 등 5건의 주취감형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별다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해당 개정안이 불가피한 음주나 약물 투여 여부에 관계없이 처벌을 감경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책임주의 원칙 위배라는 법사위 위원들의 해석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와 영국 등은 음주 후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오히려 가중 처벌 사유로 정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술이나 약물 등을 먹고 취한 상태에 있는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오히려 더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주취감형 등 사실상 성범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 전문가는 조속한 법 개정을 촉구했다. 아동안전위원회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현행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집행유예 금지','18세 진술조력인제도 도입', '500m 아동 접근 금지' 거리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등학생의 1인 시위 계기도 아동의 2차 성범죄 피해를 줄이고 어른들에게 심각성을 알려야 한다"며 "고등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라고 덧붙였다.

황효원 기자 woni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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