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저효과로 4월 수출 1.5% 감소
반도체 비중 19.5%…경기 꺾이면 수직낙하 가능성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00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수출 급증의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5% 감소했다. 산업부는 선박을 제외한 지난달 수출액은 482억8000만달러로 10.4% 증가해 전반적인 수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4월 수출이 주춤한 것은 지난해 4월 수출(508억4000만 달러)이 이례적으로 호조를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기저효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18개월 연속 성장세였던 수출이 이제 한계치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것이다. 4월 수출 동향을 보면 반도체 수출액은 97억8000만달러로 역대 2위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수출은 주춤했지만 반도체는 나 홀로 19개월 연속 수출이 늘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9.5%로 단일 품목의 수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이 같은 성장 구조라면 반도체 경기가 꺾일 경우 수출이 수직 낙하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더구나 한국의 대표 수출 품목인 자동차, 조선은 부진한 상태다. 지난달 13대 주력 품목 중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반도체, 컴퓨터, 석유화학, 석유 제품, 일반기계, 차 부품, 섬유 등 7개 품목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환율 전망도 어둡고, 이에 따른 수출 감소 폭도 더 커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6년 중반 1200원 하던 환율이 올해 1050~1060원대로 20% 가까이 떨어졌다"며 "오늘 발표한 4월 수출은 1.5% 줄었다고 나왔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하반기가 되면 수출은 전년 동기 마이너스로 돌아설 뿐 아니라 마이너스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 대상국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이어가며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도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신 교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갈등이 중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면 한국의 대중 수출도 동반 타격을 받게 된다"며 "이것이 한국 수출에 지속적으로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이 삐끗하면 경제성장률 3% 달성도 어려워질 수 있다. 원화 강세는 수출채산성을 악화시켜 경제성장률 3% 달성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1.1%를 기록했는데 이는 수출 호조와 설비ㆍ건설투자 부문이 선방한 덕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한국 수출의 경제성장기여도를 경제성장률 3.1% 중 2.0%포인트로 추정했다. 수출의 취업유발인원은 447만명으로 2016년보다 40만명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는 수출이 취업과도 직결돼 근로자 소득 창출, 민간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종=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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