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국내 건설투자액 증가 추세에 '적색등'이 켜졌다. 건설투자액 자체는 늘어났지만 증가 추세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현재의 흐름을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에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건설투자액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투자는 지난해까지 건축업 세부 업종별 호조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액은 전년 대비 7.6% 증가한 25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토목투자가 부진했으나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투자는 양호했다. 주거용ㆍ비주거용 건축투자는 전년 대비 14.9%, 9.4% 각각 증가했다. 2013년부터 5년 연속 늘어났다. 투자 금액도 각각 92조7000억원, 91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투자 금액이나 증가율 자체만 놓고 보면 긍정적인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기별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해 4분기부터 위험 신호는 감지되고 있다. 최근 분기별 건설투자 증가율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분기 11.3%, 2분기 8.5%, 3분기 8.0%, 4분기 3.8%, 올해 1분기 2.7% 등 시간이 갈수록 증가율이 줄었다. 올해 1분기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의 4분의 1 수준이다.
2월 기성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한 것은 민간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위축도 심각했기 때문이다. 민간기관 기성은 1월에 28.5% 증가했지만 2월엔 9.4% 증가에 그쳤다. 공공기관 기성은 1월에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는데 2월에도 6.9%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중 건설투자 증가율을 둘러싼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건설투자는 2000년 이후 정점을 기록한 다음 4~5분기가 지난 이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할 때 2018년 하반기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박철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하반기에는 시중 금리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주택경기가 둔화하는 등 건설경기 환경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 영향으로 토목투자도 지속적으로 위축할 가능성이 큰데 향후 경기 위축 속도가 더욱 빠를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위험 요인을 살펴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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