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극찬을 쏟아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서는 "핵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큰 문제(big problem)'를 겪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란에 대한 경고이자, 사실상 북한에 보내는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은 이미 이란핵협정(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대한 내 입장을 알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회담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이란핵협정을 '끔찍한, 미친 합의'라고 평가하며 "만약 이란이 우리를 위협한다면 그들은 몇몇 나라가 지금까지 지불한 것과 같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제안은 현 협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완화시키기 위한 의도"라며 "핵프로그램을 해결하기 위한 더 넓은 차원의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근 프랑스, 독일, 영국이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대이란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당근으로 재협상을 제시하고 거부 시 채찍으로 제재를 경고하는 트럼프식 협상전술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나는 항상 이란핵협정을 파기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며 "지역전체 안전보장이라는 큰 틀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가디언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보도했다. 그간 이란은 재협상 요구에 반발해왔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유럽지역을 담당하는 헤더 콘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수 있는 독특한 방법을 발견했다"면서도 "그의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강력하고 지속적인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고 언급했다. 철수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당장 추진하진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 안보당국은 미군 철수 후 시리아에서 러시아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철군에 반대해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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