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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해볼래요?"…보험사, 청년 구직자 모집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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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해볼래요?"…보험사, 청년 구직자 모집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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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경진 기자] #3년째 취업 준비 중인 박모(29)씨는 최근 대형 보험회사로부터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대기업 취업이 어렵자 중소·중견기업으로부터 구인 연락을 받아볼 생각으로 취업포털 사이트에 이력서를 공개했는데, 이틀새 5곳이 넘는 대형 보험사들로부터 전화 연락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권유한 것은 정규직 취업이 아니라 '보험설계사' 일이었다. 박씨가 방문한 강남 소재 A보험사 지점에는 면접을 보러 온 20대 청년들이 넘쳤다.
청년 구직자들을 설계사로 모집하려는 보험사간 경쟁이 최근 불붙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취업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취준생들의 이력서를 보고 직접 연락해 면접을 권유하고 있다.

이는 매년 감소하는 전속설계사 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보험사들의 현실과 무관치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영업중인 생명보험사들의 전속설계사 수는 2012년 말 14만5933명에서 2013년말 13만5882명, 2014년말 12만2965명, 2015년말 11만7311명, 2016년말 11만1813명으로 연달아 감소했다. 지난해말에는 전속설계사 수가 10만7037명으로 줄어 10만명선을 위협받고 있다.

손해보험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영업중인 손보사들의 전속설계사 수는 2012년말 9만3597명에서 지난해말 7만9647명으로 8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법인대리점(GA) 설계사들이 높은 인센티브를 받으면서 보험사의 전속설계사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설계사 도입(리크루팅)은 보험사들에게 당면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청년 보험 설계사' 모집이 한창이다. 고령 설계사들의 경우 최근 복잡해진 상품구조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기존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 변액보험 판매를 높이려는 보험사들 입장에서 신상품에 대한 이해가 수월한 상경계열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청년 구직자들이 설계사 모집에 응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청년 설계사 모집에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연간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9%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한 생명보험사 지점장은 "보험시장이 포화됐지만 그나마 20~30대 가입률은 낮은 편이라 청년층이 주요 타깃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청년 보험 설계사가 늘어나면 또래 영업도 가능해 여러모로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마구잡이로 청년 보험 설계사를 늘리는 것이 보험사와 구직자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이란 지적이 나온다. 보험설계사는 '개인사업자'로 판매 실적에 따라 수익을 가져간다. 초기에는 본사 차원에서 금전적 지원이 있지만 1년 안팎의 기간이 지난 뒤에는 이런 지원도 끊긴다. 이에 청년 설계사의 경우 채 1년이 안돼 그만두고 다시 정규직 취업 시장에 나서는 경우가 빈번하다. 보험사는 초기 투자 비용을, 청년 구직자들은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는 셈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근속연수 등을 고려할 때 무작정 청년 설계사 수를 늘리는 것이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설계사 직업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청년 설계사 수를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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