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전 세계 부채 감당할 수준으로 감축해야"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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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서울=나주석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에 부채 감축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라가르드 총재는 11일(현지시간) 홍콩대 강연 이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를 갖고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부채 비율이 220%까지 치솟아 회원국 경제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며 "부채 문제는 전 세계 경제 성장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2007년 이래 전 세계 부채가 40% 이상 늘었는데, 부채 증가분 가운데 40%가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부채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없다면 각국은 위기에 취약해질 것"이라면서 "최근 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중국과 인도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내주 IMF가 공식 발표할 보고서에는 전 세계 공공 및 민간 부문 부채 총액이 164조달러(약 17경4824조원)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진단이 담길 예정이다.

중국을 겨냥한 부채 경고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달 캐나다와 함께 중국과 홍콩을 가계 부채 위험군으로 분류했다. BIS는 보고서에 "지난해 캐나다 경제가 2011년 이후 최고 속도로 성장했지만 가계 신용카드 사용액이 최고조에 달하고 부채가 쌓이고 있다"면서 "중국과 홍콩에서도 가계 부채 문제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은행권을 세계 6대 채권자 그룹에 올리고선 특정 국가로 대출이 쏠릴 경우 과거 아시아 금융위기처럼 한 국가의 위기가 다른 곳으로 쉽게 번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라가르드 총재는 "프랑스에는 햇볕이 내리쬐는 동안 지붕을 고쳐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각국이 다가오는 경기 하강 국면을 이겨낼 수 있도록 부채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라가르드 총재를 비롯해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더불어 미ㆍ중 양국 간 관세 전쟁을 강하게 성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다자주의 무역 질서를 통해 지난 세대 우리가 살았던 세계가 탈바꿈했는데 이제 다자주의 무역 질서가 찢길 위기에 처했다"면서 "이는 용서받을 수 없는 정책 실패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 방안으로 주요 교역국과의 거래 조건을 개선하는 대신 재정지출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그는 "미국이 재정지출을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면 막대한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공공지출을 줄이면 재정적자 감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지식재산권(IP)을 보호하고 국영 기업에 특혜를 줘 시장을 왜곡시키는 행위를 지양하는 등 무역 정책을 시정해야 한다"면서 "무역 장벽을 낮추고 극단적 방법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