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올드만의 열연으로 유명한 이 영화는 국내에서도 '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라는 원제 그대로 지난 1월 개봉했다. 2차 세계대전 하에서 독일 히틀러의 위협에 대응해 덩케르크 철수작전(다이나모 작전)을 이끌기까지 신임총리 처칠의 고뇌를 그린 작품이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이전부터 처칠의 전기를 읽곤 했다며 이날 진지한 모습으로 영화를 관람했다고 전했다.
배경과 이유는 확연히 다르지만 역대 최장수 총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아베 총리도 최근 고립무원의 상태에 처해 있다. 올 들어 각종 스캔들이 재점화하며 내각 지지율은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고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반도 대화 국면에서 일본만 소외되면서 그나마 합격점을 받던 외교분야에서조차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안팎으로 정치인 아베의 생명과 직결되는 위기다.
아베 총리는 이날 어떤 메시지를 얻었을까. "호랑이 입 속에 머리를 집어넣고 어떻게 협상을 하냐"는 처칠의 말로 또 다시 북풍몰이를 통해 반등을 노릴까. '굴복하지 않는 용기'를 강조한 처칠의 리더십이 때때로 시대적 상황과 관계없이 단면적으로만 해석돼 정치인들의 지지기반 결집 논리로 사용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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