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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사회생활 적응 못하는 학대아동] "한대 때렸다고요? 네, 학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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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정 중앙아동보호기관 관장
잘못했을때 때린다고 말듣지 않아
아이들은 설명·설득으로 가르쳐야
부모 틀에 맞춰놓고 훈육하면 안돼

장화정 중앙아동보호기관 관장

장화정 중앙아동보호기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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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최근 아동학대에 대한 문제의식은 높아졌지만 아직 학대의 '기준'은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다. 아이들을 교육해야 하는 부모, 교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문제기도 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다수 학대 가해자들이 "나는 학대라고 할 정도로 때린 적 없다"고 주장하거나 "한 대 때렸을 뿐인데 이것이 학대냐"고 반문한다고 한다. 어느 부모들은 "나도 어릴 때 이 정도는 맞고 자랐다. 그래도 나는 큰 문제 없었다"거나 "잘못을 했으니 때린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중앙아동보호기관 장화정 관장은 "학대는 한 대만 때려도 학대"라며 "그런데 그것을 처벌하느냐, 안하느냐, 범죄 인가, 아닌가는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 관장은 작은 학대도 부모의 욕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대다수의 학대는 훈육 과정에서 나온다. 이때 폭력은 반드시 피해야 하는 수단이다. 장 관장은 "부모들은 본인이 생각하는 틀이 있다. 그 안에 아이가 들어가지 않으면 때린다. 그 뒤에 부모들은 '말을 안 들어서 때렸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사례들을 살펴보면 정말 아이가 맞을 만한 행동이었는가 하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다른 기관에서 어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며 내용을 소개했다. '정말 맞아야 교육효과가 있느냐'에 대한 실험이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왼쪽에는 의사가 앉고 반대편에는 실험자가 앉는다. 의사는 실험자에게 "고쳐야 할 습관이 있느냐"고 묻는다. 실험자들은 늦잠, 손가락 빨기부터 시작해서 다리 떠는 버릇 등을 이야기했다. 의사는 "20cm자를 꺼내들며 이 자로 손바닥을 맞으면 고쳐집니다" 라고 이야기했고 아동에게 체벌을 가하는 것도 성인의 실험과 다를바 없음을 깨닫게 했다.
장 관장은 "아이들은 설명해주고 설득하고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매부터 든다. 손가락을 빨아서 때리면 아이는 더 안전한 장소를 찾아서 숨어서 한다. 그것을 본 부모는 뚜껑이 열리면 또 학대를 한다"고 했다.
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주변의 신고가 잘 이뤄져야 한다. 정 관장은 "아이가 불편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작은 낌새라도 보이면 무조건 알려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최근 아동학대 신고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에 1만7782건으로 전년대비 36%의 큰 폭으로 늘었다. 2013년 10월 울산 초등생 구타 사망사건을 계기로 2014년에 아동학대처벌법 제정안 및 아동복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는 등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2016년에는 2만9671건으로 전년대비 54.5% 늘기도 했다.

장 관장은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 뉴스를 통해 아동학대 사고가 많이 보도되고 관련 프로그램도 늘어나서 관심이 생겼다. 최근 한 케이블채널에서는 '마더'라는 드라마를 통해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올해 신고 건수는 지난해 대비 19% 늘었다. 앞으로도 더 높아져야 한다"고 했다.

신고 이후에는 관련기관들의 활동이 중요해진다. 하지만 국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업무환경 등은 좋지 못하다.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들의 경우 과중한 업무와 낮은 처우 등으로 인해 30.2%가 타 분야로 이직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인건비가 연간 2703만원으로 지난해와 똑같이 동결 조치되어 적극적인 처우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아동학대 관련 예산은 올해 254억32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중 일반회계 예산은 11억600만원에 불과하다. 장 관장은 "인프라가 중요하다. 올해는 보호기관이 전국 약 61개소 정도 수준이다. 시ㆍ군ㆍ구별로 따져보면 앞으로 80개소까지 늘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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