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中 위안화 원유 선물 거래 닷새째…"성공적 데뷔" 자평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페트로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이 위안화로 결제하는 원유 선물 거래 제도 도입 닷새를 맞았다. 중국에서는 일단 성공적인 데뷔라는 자체 평가가 나오지만 국제 사회에서는 영국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에 이은 3대 벤치마크로 정착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30일(현지시간)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소(INE)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위안화 원유 선물 거래 규모는 273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지난 26일 첫 거래일(183억위안)에 이어 175억위안(27일), 285억위안(28일)을 기록하는 등 4거래일 동안 총 917억위안의 거래 실적을 냈다.
이에 대해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 최초의 위안화 원유 선물 거래시장은 국내외 주요 트레이더의 적극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켜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시장의 기대 이상 성과가 최근 위안화 강세로 나타났다는 주장이다. 중국이 위안화 원유 선물 거래를 개시한 이튿날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2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원자재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줄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원유 상품에 대한 국제적인 가격 결정권을 쥐기 위해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선물 거래시장을 열었다. 또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과거 1970년대부터 페트로 달러를 통한 달러 기축통화 시대를 굳힌 미국의 아성을 깨뜨리겠다는 의도도 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위안화 원유 선물 거래의 첫 번째 목적은 국제 원유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원유 거래에 달러 대신 위안화가 사용되도록 해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원유 선물시장이 활성화되면 현물시장의 원유 거래에서도 위안화 사용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원유 선물시장 개설은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도전이자 미국의 경제 패권을 겨냥한 중국의 도전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위안화 원유 선물 거래는 올해 공식 출범한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가 최대 정책 기조로 삼은 금융 리스크 방지와 함께 금융시장 개방에 부합한 조치이기도 하다. 중국 재정부는 원유 선물 거래에 참여하는 외국인 투자자에 3년 동안 자본이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면제하고 외국인 중개 기관의 수수료 수입에도 과세하지 않기로 했다. 전폭적인 세제 지원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현재 시점에서 중국의 새로운 시도가 달러화 중심의 원유 헤게모니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중국 당국자의 한 가지 명확한 목표는 달러 의존을 줄이기 위해 자국 통화의 국제화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위안화 결제를 받아들이느냐가 마지막 관건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사우디가 원유 결제 통화로 달러 대신 위안화를 받기 시작하면 중동의 산유국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원유뿐 아니라 철광석, 비철금속 등 기타 원자재 거래에서도 위안화 비중이 빠르게 늘 수 있어 기존 기축통화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외국인환대행사, 행운을 잡아라 영풍 장녀, 13억에 영풍문고 개인 최대주주 됐다 "1500명? 2000명?"…의대 증원 수험생 유불리에도 영향

    #국내이슈

  • "화웨이, 하버드 등 美대학 연구자금 비밀리 지원" 이재용, 바티칸서 교황 만났다…'삼성 전광판' 답례 차원인 듯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해외이슈

  • [포토] '공중 곡예' [포토] 우아한 '날갯짓' [포토] 연휴 앞두고 '해외로!'

    #포토PICK

  •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美 달린다…5대 추가 수주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CAR라이프

  •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