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소(INE)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위안화 원유 선물 거래 규모는 273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지난 26일 첫 거래일(183억위안)에 이어 175억위안(27일), 285억위안(28일)을 기록하는 등 4거래일 동안 총 917억위안의 거래 실적을 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원자재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줄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원유 상품에 대한 국제적인 가격 결정권을 쥐기 위해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선물 거래시장을 열었다. 또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과거 1970년대부터 페트로 달러를 통한 달러 기축통화 시대를 굳힌 미국의 아성을 깨뜨리겠다는 의도도 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위안화 원유 선물 거래의 첫 번째 목적은 국제 원유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원유 거래에 달러 대신 위안화가 사용되도록 해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원유 선물시장이 활성화되면 현물시장의 원유 거래에서도 위안화 사용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원유 선물시장 개설은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도전이자 미국의 경제 패권을 겨냥한 중국의 도전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위안화 원유 선물 거래는 올해 공식 출범한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가 최대 정책 기조로 삼은 금융 리스크 방지와 함께 금융시장 개방에 부합한 조치이기도 하다. 중국 재정부는 원유 선물 거래에 참여하는 외국인 투자자에 3년 동안 자본이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면제하고 외국인 중개 기관의 수수료 수입에도 과세하지 않기로 했다. 전폭적인 세제 지원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현재 시점에서 중국의 새로운 시도가 달러화 중심의 원유 헤게모니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중국 당국자의 한 가지 명확한 목표는 달러 의존을 줄이기 위해 자국 통화의 국제화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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