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일회용…매번 사야 하는 가계엔 '부담'
25만원짜리 필터 단 고급 마스크 세트도 등장…물량 부족으로 배송 지연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직장인 이모(35)씨는 최근 고민이 더 생겼다. 최악의 미세먼지로 온 가족이 마스크를 사용하다보니 부담이 상당해진 것. 이씨 부부와 아이, 함께 사는 장모님까지 4명이 일회용 마스크를 매일 쓰다보니 한 달에 마스크값만 10만원 이상은 족히 든다. 계절을 가리지 않는 미세먼지 탓에 연간 100만원 이상을 더 지출하게 된 셈이다. 이 씨는 "4살된 아이 때문에 60만원대 공기청정기도 최근 구입했는데 마스크비용 부담도 상당해 이래저래 빠듯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기승을 부리다가 오후부터 차차 잦아들지만 밤부터 황사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다시 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고비 사막과 내몽골 지역에 강한 황사가 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황사는 북한 상공을 지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도 28일 밤부터 29일 사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황사에는 미세먼지가 포함돼 있어 이날 밤부터는 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이 될 수도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미세먼지 주의보 '나쁨' 단계가 발령된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이에 홈쇼핑에서는 마스크 판매 대란이 일어났다. 롯데홈쇼핑에서 전날 오후 4시11분 방송된 '웰킵스 황사 마스크(KF94)' 2만세트가 판매 시작 14분 만에 완판됐다. 방송전 선주문으로만 1만8000건이 팔렸고 2000건은 바로 동이 났다. 이에 롯데홈쇼핑은 통생 해당 시간대 매출액 대비 20배 이상의 주문액인 약 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온라인쇼핑사이트에서도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G마켓에서는 전날까지 최근 나흘간 황사ㆍ독감 마스크 판매량이 전주 대비 3340%, 전달 같은 기간 대비로는 1933%나 뛰었다. 옥션에서도 같은 기간 황사ㆍ독감 마스크 판매량이 각각 3733%, 2680% 급증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마스크 배송이 지연까지 되고 있다. 한 소셜커머스 마스크 구입자는 "마스크 주문 대란이라 수량 부족과 품절로 배송이 미뤄지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마스크 대란 조짐이 나올 정도로 대다수 국민들이 마스크를 사는 셈이다.
마스크 수요가 커지면서 가계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판매하는 마스크는 2000~4000원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인 KF수치가 80이상이어야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있는데 높을수록 차단율이 더 늘어난다. KF수치가 높을수록 가격도 더 비싸다.
필터가 있는 고급 마스크까지 등장했다. 마스크 하나에 가격이 20만원 가까이 된다. 스웨덴에서 수입된 '에어리넘 필터 마스크' 하나 가격이 보통 7만9000원이다. 필터 역할을 하는 밸브가 두 개 달렸는데 가격은 2만4900원이다. KF94인증을 받았고 호흡시 발생하는 열기와 이산화탄소까지 제거해주는 효능이 있다. 영국 회사의 '프레카 플로우 마스크'는 하나 가격이 8만8000~16만원이다. 여러 개의 필터가 추가된 '프레카 플로우2 주피터 마스크 세트' 가격은 25만원에 달한다. 방독면 마스크 성능을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됐으며 밸브가 공기 빠른 공기 배출을 돕는다. 활성탄소필터로 자동차 매연 등도 걸러준다는 설명이다.
프레카 마스크는 고가임에도 바로 배송이 어려운 상태다. '허그 이센셜 그레이', '허그 헤리티지 바이올렛' 상품은 1차 판매가 완료돼 각각 오는 30일, 내달 2일 순차 배송이 가능하다. 직장인 서모(36)씨는 "일회용 소모품이라 새로 구매할 때마다 솔직히 부담이 되긴 한다"면서 "더 효율이 좋은 마스크는 너무 고가라 엄두도 안 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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