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산업보다 느리고 크게 뒤처져 있긴 하지만, 글로벌 건설 산업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건설 사업을 수행하는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건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기술, 새로운 소프트웨어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다. 기존 건설업체들도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관인 PwC에 따르면 건설 및 엔지니어링 기업들은 향후 5년내 연간 매출액의 5% 이상을 디지털 솔루션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응답자의 44%는 상품개발 및 엔지니어링 분야(자동화된 자료 수집 및 저장과 접근, 3D설계, 진도 관리, 가상 시험 등)에서 디지털화가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디지털화에 힘입어 향후 5년간 연간 매출액이 추가적으로 2.7%씩 늘고, 비용은 3.4%씩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건설업체들은 디지털 전환을 기술연구소 중심으로 하나하나의 개별 기술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 같다. 개별 기술의 수준도 낮지만 건설 사업의 프로세스를 바꾼다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제시 단계까지 도달한 사례도 별로 없다. 시설물의 디지털 복제품을 만들어서 시공이나 운영 단계에서 활용하고 있는 사례도 드물다. 선진국 건설업체들이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의 수단으로 활용을 확대하고 있는 공장 제작 및 조립 방식도 시범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건설정보모델링(BIM)에 대한 관심도 높지만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을 뿐이다.
1990년대에 우리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후 불과 10여년 만에 우리는 글로벌 정보통신 강국으로 성장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한 지금은 어떤가. 2016년에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는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적응도를 25위로 평가했다. 코트라(KOTRA)에서도 지난 3월에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산업 12개 분야의 해외 경쟁력 파악을 위해 59개국 95개 KOTRA 무역관에서 현지 바이어 및 연구소 93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독일이 가장 앞섰고, 미국과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일본은 12개 분야에서 모두 우리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는 단 1개 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중국 응답자들은 이미 전기차ㆍ자율차, 스마트선박, 항공ㆍ드론산업에서 한국보다 앞서 있다고 자평했다. 특히 중국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도와 준비도가 가장 높았다. 이 같은 평가를 보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 관한 한 독일ㆍ미국ㆍ일본과 같은 '선도자'가 아니고, 중국과 같은 '빠른 추격자'도 아니다. '뒤처진 추종자' 수준이다. 우리는 2000년대 중반 이후의 스마트 디지털 기술 변화를 선도하지 못했고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정착을 위한 산업 구조 개편이나 법ㆍ제도의 혁신도 이루지 못했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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