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은 100년 가까이 기득권을 누려왔던 시중은행권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은 수백년간 이어온 금융산업의 틀이 바뀌는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메기효과' 톡톡히 해냈다 = 지난해 4월3일 첫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1992년 평화은행이 창립된 이후로 25년 만에 등장한 은행이었다. 출범 전까지만 하더라도 고객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점포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로 지목됐지만,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예금하고 대출받는 은행의 편리함에 빠져들었다.
특히 스마트폰 세대인 10∼30대 젊은층이 앞다퉈 인터넷전문은행에 가입했다. 기존 시중은행권이 민감하게 반응을 보인 배경이기도 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로는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이 규모 면에서 비교도 안되지만, 신규 고객층인 10대, 20대들이 접하는 첫 은행은 분명 인터넷은행이 될 것"이라면서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은행의 '원형(原形)'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작다고 쉽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각각 4.82%, 3.80%, 3.74%였다. 올해 2월 기준으로는 각각 4.77%, 3.55%, 3.62%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전보다 낮아졌다.
또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처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모든 은행 업무를 손쉽게 할 수 있는 '원 앱' 전략과 번거로운 인증이 필요 없는 모바일 이체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했다.
◆'시즌 2' 준비하는 인터넷은행 =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발판삼아 올해 한층 개선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아파트담보대출, 펌(Firm) 뱅킹, 앱 투 앱 결제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케이뱅크는 올해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비대면 담보대출을 시작한다. 기존 시중은행보다 낮은 대출 금리를 경쟁력으로 '대환대출' 시장부터 우선 공략할 방침이다. 일종의 시중은행 우량 대출 '뺏아오기' 전략이다.
케이뱅크는 법인을 대상으로 한 수신 영업도 연내 시작할 예정이다. 올 연말부터는 제 4기 로또복권수탁사업 당첨금 지급 대행을 맡게 됐는데, 복권위원회를 위한 금융거래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법인 금융거래시스템 개발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급여지급, 대금결제 등을 위한 펌뱅킹 금융거래시스템을 구축해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7월부터는 국내 은행권 최초로 앱투앱 결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앱투앱 결제란 카드리더기 등 별도의 기기없이 앱 상에서 은행계좌 기반 결제가 가능한 결제방식이다.
케이뱅크는 카드망 대신 은행망을 이용하는 직불방식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한다. 이런 결제 방식은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고질적인 카드 수수료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주목하고 있다.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기 위해 자본금도 늘릴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달 이사회를 열고 출범 1년 만에 두 번째 유상증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이번 증자에서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할 전망이다. 증자 규모가 1500억원에서 5000억원 사이로 지난 증자 때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기존 주주들 간의 유상증자 합의는 완료됐고, 새롭게 참여의사를 보인 투자자들이 있어서 추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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