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아시아 전역에 좀비 바이러스를 퍼뜨릴 계획입니다."
원 대표는 "참가자는 일반 러너(Runner) 또는 무시무시한 분장을 한 좀비 역할을 하게 된다"며 "러너가 허리춤에 찬 생명 띠를 좀비들이 쫓아다니며 빼앗는 일종의 술래잡기 형식으로, 좀비의 방해를 뚫고 결승선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레이스"라고 소개했다. 국내에서 총 18번 좀비런이 열렸고, 누적 참가자는 약 8만명에 이른다.
원 대표는 스스로를 '좀비 마니아'라고 소개했다. 그는 "좀비영화나 게임을 좋아해서 실제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게 됐다"며 "좀비에게 쫓기는 상황은 인간의 생존본능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굉장히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모든 행사가 취소되면서 수억 원대 빚을 지고 파트너사들과 법적분쟁에도 휩싸이게 됐다"고 털어놨다. 사무실엔 기념티셔츠 재고만 가득 쌓였다. 상황을 견디지 못한 일부 팀원이 떠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좀비가 될 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또한 역설적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10여년 전 원 대표는 군에서 제대한 뒤 의료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이 회사는 대기업 제약회사에 인수됐다. 성공적 '엑시트(exit)'였다. 달콤한 휴식의 시간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그렇게 6개월 간 방에 처박혀 있었다. 원 대표는 그 시절을 회고하며 "그때의 나처럼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 건강한 몸과 마음을 선물하고 싶다는 처음의 목표를 되뇌며 좀비 같은 시간을 견뎌냈다"고 했다.
좀비런은 다음 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또다시 '레이스'를 시작한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총 일곱 번의 좀비런이 예정돼 있다. 그간 쌓아온 인지도를 바탕으로 콘텐츠 라이선스 사업에도 나선다. 중국을 필두로 태국ㆍ인도네시아ㆍ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에도 진출한다. 그는 "좀비런도 한류 콘텐츠다. 한류 문화 영향권에 있는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각종 마케팅을 결합해 확장성 있는 콘텐츠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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