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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동훈 기자] "일찍 취업전선에 나간 게 죄인가요?"

인천 남동공단의 한 중소제조업체에서 3년째 근무하는 박지철 주임(가명ㆍ30)은 15일 정부가 내놓은 '청년 일자리대책'을 두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도권지역 공대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의 연구직으로 취업한 그의 연봉은 3500만원. 그나마 연구직으로 주ㆍ야간, 휴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 덕분이다.
◆재직자들 세금으로 신입사원에 1000만원지원…역차별 논란 = 하지만 정부 정책대로라면 올해나 내년에 입사한 신입사원의 실질 소득은 박 주임보다 높아진다. 신입사원 초봉은 2700만원이지만 5년간 소득세 면제효과(45만원)가 있고 3년간 근무해 600만원을 모으면 기업과 정부가 2400만원을 보태 3000만원으로 불려주기 때문이다. 박 주임과 같은 연차의 직원들은 "관두고 다시 입사할까"라는 농담을 한다.

인근 기업체 사장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한 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세금을 들여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1000만원의 지원이 끊기면 그 직원이 과연 회사를 계속 다닐까하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는 "최저임금이 높아졌기 때문에 신입직원이나 고참직원이나 모두 같은 임금을 받는 중소기업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신입직원들이 경력이 쌓여가면서 급여도 같이 높아져야지 자신이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신입직원인 자신과 3년차 심지어는 5년차 직원이 같은 임금(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중소기업에서의 비전을 찾지 못하게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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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장려한다고 아이 낳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 일자리의 미스매치가 만성적이고 고질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 한시적인 정책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청년들은 높은 급여수준과 복지혜택, 사회적인 인정과 고용안정 등을 이유로 공무원,공공기관, 대기업에 몰리고 있다. 중소기업은 대체로 장기간 재직할 수 있는 기능직을 선호하나 청년들은 사무관리직, 연구개발직 취업을 선호하고 있어 인력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지원으로 높아진 임금이 길게 보면 부메랑이 돼 자칫 인력과 인건비 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 매출 30억원 규모의 IT 중소기업 대표 A씨는 "시한부 대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숙련이 돼서 회사에 유의미하게 기여를 할 때가 되면 대책의 기능이 소진되는데 그 때부터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각종 규제나 고용의 경직성을 해소해서 장기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인재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인구감소를 우려해서 출산장려금 주고 휴가를 더 준다고 젊은이들이 갑자기 아이를 낳기로 생각을 바꾸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위생용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기업 대표는 "솔직히 이 쪽에서 5년 뒤, 10년 뒤, 20년 뒤를 생각하며 사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기업인들이 '내 몸을 더 혹사시켜서라도 직원 한 명 덜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현안인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 조정과 업종별 지역별 차등적용,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노동 유연성 확보와 같은 노동현안 해결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비판도 있다.

◆청년채용 물꼬는 트일듯…중기 자정노력도 중요 = 우려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중견기업연합회,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 등 주요 협단체들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의 핵심 주체인 중견ㆍ중소기업을 주요 정책 대상으로 설정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 "공공부문에 매몰되지 않고 민간부문으로 시야를 넓힌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스마트모빌리티 제조기업 인간과디자인의 함종원 대표는 "중소기업의 임금부담을 낮추고 대기업과의 임금격차를 줄여 인재들이 유입될 여지가 많아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올해 제조 분야서 추가 인력을 뽑는데 청년 고용을 먼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개발 벤처 111%의 변지훈 대표는 "개발자, 웹 디자이너 등 전문인력이 필요한 벤처 입장에서는 인재 유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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