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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모르는 어린엄마]대한민국 사회의 아웃사이더 '미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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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모르는 어린엄마]대한민국 사회의 아웃사이더 '미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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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이영규 기자] 대한민국 사회의 아웃사이더 '미혼모'.
사회의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미혼모로 산다는 것은 '고통'이다. 부양 받아야 할 나이에 엄마가 돼 오롯이 경제적 어려움을 떠안아야 한다. 긴급생계비 지원, 홀로서기 프로그램, 직업훈련 제공, 지원정보 안내, 물품 지원 연계 등 다양한 지원책이 있지만 이들에겐 턱없이 부족하다. 상당수 미혼모들이 경제적 악순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이를 '입양'보내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적 편견과 차별 또한 심각하다. 이민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센터장은 "미혼모에 대한 우리사회의 불편한 시각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며 "미혼모들의 경제활동 및 자립기반 형성에도 이런 색안경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받을 권리도 이들에게는 먼 나라 얘기다. 미혼모들은 자신이 다니던 학교를 계속다니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는 쉽지가 않다. 학교 측이 여러 이유를 들어 대안학교를 강요해서다.
이들은 주거와 의료 부문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10대 미혼모가 아이와 함께 살기 위해 원룸계약을 하려고 해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임대계약을 할 수 없다.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 또한 크다. 미혼모 상당수가 우울증에 시달리는 이유다. 그러나 이들이 마음을 털어놓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정재욱 수원아동보호전문기관 팀장은 "최근 정부나 지자체의 미혼모들에 대한 정책이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미혼모들은 도움의 손길 밖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운이 좋아 시설에 입소해도 미혼모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제약'들이 기다린다.

미혼모 아영(18)이는 올 초 시설을 나왔다. 공동생활에 따른 불편이 큰 데다, 시설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을 따르는 게 버거워서다.

김형범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정책팀장은 "과거보다 미혼모 시설이 좋아졌지만 어머니(미혼모)들의 시설 이용은 오히려 줄고 있다"며 "이는 한 방에서 2명씩 생활해야 하는 등 공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까다로운 입소생활 규칙 등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기본생활 지원형 20곳, 공동생활지원형 42곳 등 62곳의 미혼모 시설이 있다. 이들 시설은 한 방에 2명이상 공동생활을 원칙으로 한다. 또 입소자들이 의무적으로 따라야 할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프로그램 중에는 오후 9시 이전 귀가 등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열심히 일해 소득이 생기고, 기초수급에서 탈락하면 시설에서 퇴소해야 한다. 결혼이나 이혼 경험을 가진 미혼모들은 아예 입소 자체를 제한하기도 한다.

김 팀장은 "미혼모들의 꿈은 시설 대신 자기 집에서 아이들이랑 생활하기를 원한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친 미혼모들은 대개 꿈을 포기하게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미혼모들은 정부 임대주택 지원 시 우선순위 대상이지만, 다자녀가 아니다보니 당첨되기가 쉽지 않다. 또 당첨이 되더라도 보증금 마련에 애를 먹는다. 미혼모 중 상당수는 100만~500만원 소액결제를 못 해 신용불량자가 된 상태여서 제도권 대출이 막혀있다는 게 김 팀장의 전언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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