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아파트 그후…①]'아파트로 인생역전' 인식만든 분양가 전쟁의 역설
로또 아파트 기원, '판교신도시' 수억원 시세차익 현실로…로또 아파트 경쟁 누구나 가능? 부유층 잔치가 된 이유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아파트 분양이 인생역전의 꿈을 실현해 주는 로또로 인식되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싼값에 분양가를 책정한 데 따른 결과다. 오는 16일로 미뤄진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 분양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또 하나의 '로또 아파트'가 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정책의 역설'이 몰고 온 로또 아파트의 역사와 현주소, 해결방안을 4회에 걸쳐 진단해 본다.
"이런 행운이 내게 올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2006년 5월4일 판교신도시 중소형 아파트 당첨자 9428명을 발표한 날 로또 아파트의 주인공이 된 이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청약에 참여한 이들은 46만7000여명. 최고 경쟁률은 2073대 1에 달했다.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이들은 부자(富者)의 꿈을 실현하는 탄탄대로에 올라탄 것 같은 기분을 만끽했다.
판교 아파트는 일시적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지는 것 같았지만 로또 아파트의 위세는 흔들리지 않았다. 2006년 판교 원마을 9단지 한림풀에버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4억원 수준이었다. 올해 1월에는 9억원에 거래됐다. 아파트값이 두 배 이상 뛴 셈이다.
2013년 분양한 판교신도시 알파리움은 또 하나의 로또 아파트 사례다. 당시 주변 시세는 3.3㎡를 기준으로 2400만원 수준이었지만 알파리움은 1900만원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됐다. 전용면적 96㎡는 분양가가 6억5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 이후 4년 만에 6억원이 뛴 셈이다.
로또 아파트 역사를 되짚어볼 때 1억~2억원이 뛴 정도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주목할 부분은 부동산시장 원리와 역행하는 정책의 역설이 로또 아파트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서민용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면서 내놓았던 보금자리주택은 로또 아파트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당시 정부는 서울과 그 주변의 위치가 좋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한 뒤 보금자리주택 부지를 마련했다. 땅값이 워낙 싸게 공급된 관계로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50~70% 수준으로 책정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금자리주택에 당첨된 사람은 4억~5억씩 벌고 나갔지만 부동산시장은 교란됐다"면서 "운 좋은 사람만 혜택을 보게 하는 것을 좋은 정책으로 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9년 보금자리주택 시범사업지구로 조성된 강남구 세곡동 LH푸르지오의 시세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3억4000만원이었는데 올해 2월에 10억8100만원에 거래됐다. 보금자리주택은 최장 10년의 전매제한이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이는 분양가 간접 규제의 주체로 나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목할 부분이다. HUG는 강남4구 등 분양가 관리지역의 경우 최근 1년 내 공급한 인근 단지보다 분양가가 10% 이상 높을 경우 분양 승인을 해 주지 않고 있다.
지난해 9~10월 분양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강남포레스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등은 주변 시세보다 싼 값에 분양가가 책정되면서 로또 아파트 열풍의 진원지가 됐다.
래미안강남포레스트는 3.3㎡당 4244만원의 분양가를 책정했는데 당시 인근 시세는 5000만원 수준이었다. 신반포센트럴자이도 분양 전 예상가인 4700만원보다 적은 3.3㎡당 4250만원을 책정했다. 고덕아르테온은 3.3㎡ 평균 분양가 2346만원을 책정했는데 인근 지역 시세는 3000만원 수준이었다. 로또 아파트 주인공이 되고자 너도 나도 청약에 나서다 보니 부작용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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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았던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은 일반 청약물량 575가구의 22%에 달하는 128가구가 미계약ㆍ부적격 물량으로 드러났다. 이는 예고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분양가 9억원 이상의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을 해 주지 않기 때문에 현금 자산이 풍부한 일부를 제외하면 뒷감당이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는 얘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로또 아파트 당첨 경쟁이라고 하지만 서민은 도전 자체가 쉽지 않아 일부 상류층의 잔치가 되고 있다"면서 "분양가 규제 정책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나 당첨된 이들은 돈을 벌고 나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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