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방침을 강행한 가운데 아시아 태평양지역을 아우르는 메가 무역협정이 출범했다. 미국을 제외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11개국은 2019년 협정 발효 후 그간 관심을 보여온 한국, 영국 등의 참여와 미국의 복귀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11개국은 8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각국 외교통상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서명식을 개최했다.
11개국 가운데 최소 6개국이 국내 비준절차를 완료한 시점으로부터 60일 이후에 발효되며, 회원국들은 2019년 초 공식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생상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자유롭고 공정한 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국 확대를 위한 협상은 발효 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둔 영국, 대만, 한국, 인도네시아 등이 그간 관심을 표해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달 말 조건부로 TPP 복귀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 또한 "새로운 TPP(CPTPP)는 미국의 참여에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간 CPTPP에 맞서 중국이 주도해온 RCEP에 무게를 둬왔던 한국 정부 역시 미국의 복귀 가능성에 따라 현재 CPTPP 가입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한국은 CPTPP 가입 11개국 중 일본, 멕시코를 제외한 9개국과 이미 양자협정을 체결한 상태지만, CPTPP 효과에 힘입은 일본이 우리 몫을 빼앗아가며 FTA 선점 효과가 깎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지이신문은 "트럼프 정부가 철강수입 제한을 표명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강해지는 가운데 자유무역의 상징인 CPTPP의 의미가 재평가되고 있다"며 "미국도 이탈 1년만에 복귀 길을 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일본이 수입하는 고기, 치즈, 와인의 가격이 저렴해지는 것은 물론, 일본산 자동차 등의 관세가 떨어지며 자국 수출기업도 순풍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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