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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sts] ‘묻지 마라 을해생’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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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 마라 을해생=역사의 주역은 뛰어난 발자취를 남긴 ‘위인’들이다. 역사가들은 대체로 이들이 어떤 업적을 이뤘는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중심으로 과거를 구성해낸다. 과거를 온전히 복원해낼 수 없기에 당연하다. 하지만 이 같은 정사(正史)는 역사의 흐름을 짚어내기는 하지만 성글다. 보통사람들이 보이지 않아서다. 실제 당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어떻게 하고, 어찌 살았는지는 잊힌다. 이른바 역사의 여백이다. 이를 채워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자서전이다. 하지만 우리의 자서전 풍토는 척박하다. 자기 삶을 털어놓는 사람들은 이른바 명사들이며 그것도 소수에 그친다. 그나마 그 내용은 자신의 무용담이거나 변명에 그치기 일쑤다. 치적과 사건 중심이고 이런저런 이유로 일상의 삶은 드러내지 않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높은 벼슬을 하거나 빛나는 업적을 쌓은 이가 아니다. 언론인 출신이기는 하지만 필명을 드날린 적도 없다. 대신 담담하고 진솔하게 어릴 적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척박한 자서전 풍토에서 역사의 갈피에 묻힌 보통사람의 구술사(口述史). 한국 근현대사가 숨가쁘게, 굴곡지게 흘러온 탓에 저마다 세대는 자기들이 가장 불운한 세대라고, 가장 호된 시련을 겪었다고 자탄하곤 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묻지 마라 갑자생’. 본래는 역사적으로 육십 간지의 맨 앞을 가리키는 갑자년에 태어난 사람들 중에 재주가 빼어난 인물이 많다 해서 ‘똑똑한 갑자생은 이미 알고 있다’란 뜻으로 쓰였다는데 일제 강점기인 1924년생들을 두고서는 뜻이 바뀌었다. 일제의 징병제가 시작된 것이 이들부터였고, 광복이 되는가 싶었더니 한국전쟁으로 동족상잔의 참화를 몸으로 겪어내야 했던 세대여서다. 이들로부터 꼭 12년 뒤인 1935년 을해년에 태어난 세대도 못지않게 기구했다. 세상에 막 눈뜰 무렵인 보통학교에 들어갈 즈음부터 창씨개명, 한글 사용금지, 황궁요배 등 황민화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정체성이 뒤흔들렸다. 광복 이후인 중학교 시절엔 좌우 이념 갈등이 격화하면서 학내에서도 친탁 반탁으로 갈려 혼란을 겪어야 했고, 곧이어 한국전쟁으로 가까운 피붙이들을 잃은 기구한 세대이다. 그런 만큼 이들 을해생의 무구한 눈에 비친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 현장에 새삼 주목할 이유와 가치가 있다. (최이산 지음/푸른역사/1만4900원)

◆자비의 과학=‘수용전념치료(ACT)’에 과학적인 방법으로 자비를 연구해 고안된 ‘자비초점치료(CFT)’를 더한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을 제시한다. 수용전념치료는 환자가 선택한 것을 실천하도록 하는 치료법이라는 점에서 매우 적극적인 심리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수용전념치료는 행동주의 심리학 범주에 포함된다. ‘자비초점치료(CFT)’는 발달심리학, 정서신경과학, 불교 실천 철학 및 진화 이론에서 출현했다. 이 둘은 서로 궤를 달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적으로 많이 중첩되어 있고, 서로 보완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데니스 터치, 벤자민 쉔도르프, 로라 실버슈타인 지음/손정락, 최명심 옮김/불광출판사/2만5000원)

◆불교음식학=불교의 음식문화에는 불교의 정체성 문제로 소급될 수 있는 중요한 맥락이 있다. 불교에서 음식과 욕망의 문제는 불교의 우주론을 구성하고 있으며, 불교가 추구하는 수행자의 궁극적 자세와 수행 체계의 하나를 구성하기까지 그 공간과 부피를 키워 왔다. 이 책은 불교가 바라보는 음식에 대한 근본적 인식과 음식을 대하는 자세, 그리고 그 변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불교 문헌은 물론 고대 인도 문헌과 현대 선학(先學)의 연구물 등을 종횡무진 살피며 밝혀내고 있다. (공만식 지음/불광출판사/2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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