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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언어' 코딩혁명 上] 英, 5세부터 교육…韓은 아직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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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저커버그 "읽기·쓰기 만큼 중요한 코딩… 창의력 향상에 필수"
韓, 올해부터 중학생 의무 교육 시작… 내년부터 초5·6도 필수
['생각언어' 코딩혁명 上] 英, 5세부터 교육…韓은 아직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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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서울 송파구에서 11살 난 딸을 키우고 있는 윤진영(가명ㆍ44)씨의 머리 속은 온통 '컴퓨터학원' 걱정으로 가득 찼다. 내년부터 초등학교 5ㆍ6학년에게도 필수가 되는 코딩교육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설 연휴 때 만난 조카가 해외 대기업에 개발자로 취직했다는 소식에 조바심은 더욱 커졌다. 지난 주말에는 '학원 1번가' 대치동으로 탐방도 다녀왔다. 윤 씨는 "나라에서도 4차산업혁명 얘기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IT 인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며 "학교에서 필수로 배우게 된 데다 어중간한 제2외국어보다 미래의 언어인 '코딩'을 배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SW) 코딩교육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주요 기반 기술들의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선 SW교육이 시급하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에스토니아, 미국, 영국 등 IT 강국들도 발빠르게 코딩 교육을 의무화하며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의 '실리콘밸리' 에스토니아=인구 125만명. 유럽 북동부의 작은 국가 에스토니아는 전 국가 차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우뚝 섰다. 인터넷 전화 붐을 불러일으킨 '스카이프', 국제적 핀테크기업 트랜스퍼와이즈 모두 에스토니아에서 출발했다.

에스토니아가 본격적으로 ITㆍ스타트업 강국으로 도약한 것은 정부가 전자시민권을 도입한 2014년 무렵부터다. 이는 수십년 전부터 SW교육이라는 씨앗을 뿌린 결과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1996년 '타이거 립' 재단을 설립하고 IT를 활용한 교육에 1300만달러를 투입했다. 이후 2012년에는 '프로게 타이거' 프로젝트를 시작, 세계 최초로 프로그래밍을 7세부터 19세까지 전 학년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다.

◆ 초등학교 코딩 교육 강화하는 미국ㆍ영국=영국 정부는 2014년을 '코드의 해'로 지정해 대대적인 코딩ㆍ프로그래밍 교육을 뿌리내리게 하기 시작했다. 5세 이상 어린이를 대상하는 하는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등의 기업들과 협력해 SW코딩교육 교사 양성 과정을 마련했다. 2000년부터 ICT 과목을 가르쳤지만 워드, 엑셀, 인터넷 사용법 등 단순히 기술 사용법을 익히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코드의 해부터는 프로그래밍적 사고를 키우고 실습 위주로 교육 방식을 바꿨다.
미국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6년 '컴퓨터 사이언스 포올'이라는 컴퓨터교육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매년 40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대학 입학시험인 SAT의 선수과목(AP)에도 컴퓨터프로그래밍을 추가했다. 도날드 트럼프 현 대통령 역시 지난해 10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을 총칭) 교육을 주요 커리큘럼으로 도입하는 학교에 우선적으로 교육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 밖에도 2016년 핀란드는 10년마다 추진되는 종합학교 교육과정 개정에서 전 과목에 SW교육을 적용했다.

◆ 코딩은 '생각 언어'..잡스ㆍ저크버그도 강조=이처럼 세계 각국이 코딩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코딩이 창의적인 사고를 키운다'는 믿음에서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코딩은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말했고,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킨다"며 코딩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마크 저크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도 "(글자) 읽기와 쓰기만큼이나 코딩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코딩이 복잡한 컴퓨터 언어가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가 반드시 익혀야 하는 '생각 언어(thinking language)'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코딩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교육부의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올해부터 중학생 이상은 34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SW교육을 받는다. 내년엔 초등학교 5ㆍ6학년까지 확대된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코딩교육 시작은 고무적이지만 실습이 많이 필요한 코딩교육 특성상 의무 이수 시간이 너무 부족해 결국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게 될 우려가 있다"라며 "과목 선택의 유연성을 도입해 충분한 코딩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실효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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