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PB·리퍼제품, 렌탈 등 인기
꺾이지 않는 명품 매출, SNS 구매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장기화하는 불황에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보통 지출을 줄여 꼭 필요한 소비만 하는 경우가 많지만 고가 제품을 구매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모습도 나타난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지난해 2월 상품 가격에 대한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해 선보인 자체 브랜드(PB) '온리프라이스'(Only Price) 상품은 출시 1년 만에 2600만개가량 판매됐다.
종이컵, 화장지 등 25개 품목으로 시작한 온리프라이스는 1년이 지난 지금 154개 품목으로 늘었다. 이 중 100만개 이상 판매된 밀리언셀러가 5품목,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상품이 14개 탄생했다. 해당 상품군에서 1등 제조사 브랜드(NB) 매출 대비 2~14배나 많이 팔려 1등을 차지한 상품만 100개에 이른다. 소비자들이 불경기 속 이름값보다 실속을 추구한 결과다.
리퍼비시(재공급, 이하 리퍼브) 제품도 인기다. 소비자 변심으로 반품된 정상품이나 성능에 큰 문제가 없는 초기 불량품, 전시 제품, 외면상 흠이 있어 신상품 수준으로 다시 내놓은 제품 등을 망라한다. 고객들은 정가 대비 대폭 할인된 가격에 새 것 못지않은 제품을 살 수 있어 좋은 반응을 나타낸다. 휴대전화, 노트북·데스크톱 컴퓨터,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가전 분야에서 리퍼브 제품이 많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 서비스를 이용해볼 수 있는 렌탈은 합리적인 소비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목돈을 주고 고가의 제품을 구매 하기 보다, 제품을 대여해 사용하는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
짠물 소비 분위기가 고조되는 한편 명품 등 고가 제품은 그 나름대로 잘 팔려 유통업체들을 헷갈리게 한다. 특히 해외 명품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거침없는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데이터를 보면 한국 월소득 299만원 이하 소비자의 평균 명품 보유 개수는 5.2개에 이른다. 연간 새로 사는 개수도 1.5개, 구매액은 186만원 수준이다. 이들 소비자는 또 소득이 늘어나면 필수 소비재보다 재량적 소비재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분위기는 해외라고 다르지 않다. 도이치뱅크 조사 결과 미국 저소득층의 소비지출 중 럭셔리 제품 구매 비중은 40%에 달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니콜라이 루사노브 교수 등은 논문을 통해 "젊고 소득이 높지 않은 집단의 사치품 소비 성향이 높은 것은 더 좋은 직장과 배우자를 구하는 사회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이라며 "주변 집단의 소득이 높지 않을수록 사치품이 눈에 띄어 효용이 크다"고 분석했다.
젊은층은 SNS를 통해 자신의 고가 제품 구매 사실 등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린다. 이에 '인스타그래머블'이란 신조어도 탄생했다. 인스타그래머블은 SNS '인스타그램'과 '할 수 있는(able)'의 합성어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정보라는 뜻이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대 600명 중에서 46.3%가 "소비 인증 행위는 소비의 만족감, 즐거움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38.8%가 "SNS에 다른 사람이 인증한 것을 보고 소비하고 싶거나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SNS 광고를 통한 주요 피해사이트 목록 / 인터넷 주소(URL)는 다르지만 홈페이지 화면과 사업자 이메일 주소(jewelrys@solotte.info)가 동일(한국소비자원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SNS를 통한 명품 구매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도 속속 생기고 있다. 올해 1월1일부터 2월16일 사이 한국소비자원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접수된 'SNS 광고를 통한 해외 유명 브랜드 가방 및 신발 구입 관련 상담'은 총 89건이었다. 인터넷 주소(URL)는 달라도 메인 홈페이지 화면과 사업자 연락처(이메일)가 일치해 같은 사업자로 추정되는 사이트가 다수였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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