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부동산 대책에 주택 수주 '타격'…건설사, "다시 해외로"
2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 수주는 직전해 대비 2.7% 감소한 16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공공 수주가 0.3%, 민간 수주가 3.7% 감소한 결과다. 건설 수주는 2013년 91조3000억원에 그쳤으나 2014년 17.7% 증가하며 1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15년 47.0% 급증하면서 158조원으로 훌쩍 뛰었다. 2016년엔 164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전년 대비 2.7% 줄어든 160조4000억원으로 하락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수주 감소에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로 인해 지난 몇 년간 상승세를 견인한 민간 주택 수주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민간 주택 수주는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들면서 전체 수주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공공 수주도 전년 대비 0.3% 줄어 47조3000억원에 그쳤다. 토목 수주는 전년보다 증가했으나 역시 건축 수주가 감소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토목 수주는 철도가 부진했으나 고속도로가 양호해 전년보다 1.4% 증가하면서 역대 세 번째로 높은 2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주택 수주는 전년 대비 3.3% 감소한 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세부 공사종류(공종)별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것 역시 신규 주택 수주다. 신규 주택 수주가 전체 건설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8.2%에서 2017년 32.2%로 6.9%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재건축 수주는 4.7%에서 7.6%로 2.9%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연초부터 잇따른 정부의 재건축 압박 카드 등 강화된 부동산 규제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업계는 민간 시장 위축에 따른 2년 연속 건설 수주 하락세를 예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은 연초부터 해외 시장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때마침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국내 건설사의 주력 시장인 중동에서의 발주 증가가 기대되고 있기도 하다. 수주 소식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2000억원 규모 필리핀 할루어강 다목적 공사 등 해외 수주를 달성했다. SK건설은 1조1000억원 규모 베트남 플랜트, 8000억원 규모 카자흐스탄 도로공사, 2800억원 규모 홍콩 도로공사 수주 소식을 알렸다. 현대건설은 1조2000억원 규모 싱가포르 투아스 터미널 매립공사를, 포스코건설은 7500억원 규모 베트남 석유화학단지 조성공사를 수주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300억달러(약 32조2000억원)를 넘어설 가능성 역시 점쳐지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51억7797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80% 증가했다. 건설사들은 유가 상승에 따라 추가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며 올해 수주 목표액을 높게 세웠다. 삼성물산은 전체 수주 목표 11조 200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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