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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이영학 사형선고, 집행 가능할까

최종수정 2018.02.22 14:13 기사입력 2018.02.2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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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사진=아시아경제DB

이영학/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여중생 딸의 친구를 유인·추행한 뒤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에게 1심 재판부가 사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한국은 사실상 사형집행 폐지 국가로 분류되어 있어 실제 이영학에 대한 실질적인 사형집행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같은 잔혹한 범죄 발생 시 사형집행 찬반에 대한 논란은 지속해서 격화되고 있어 대안 입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은 법적으로 사형 선고가 가능하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사형선고가 내려지면 6개월 이내에 사형집행을 명령하도록 되어 있다. 또 헌법재판소 역시 1996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사형제가 합헌이라고 결정,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합헌 의견을 낸 헌법재판관 5명은 “사형제를 유지해 도모할 수 있는 범죄예방, 국민 생명보호, 정의실현 등의 공익이 극악한 범죄자의 생명권 박탈이라는 사익보다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중 민형기·송두환 재판관은 “사형대상 범죄를 줄이고 반인륜적이고 극악한 범죄로 한정해야 한다”는 보충의견도 덧붙였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국민 2명 중 1명꼴로 사형집행 찬성…개헌특위 헌법에 ‘사형 폐지된다’ 의견

사형집행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형벌을 구형하는 검사와 이를 결정하는 판사의 입장이 확연히 달랐다. 한국법제연구원(원장 이익현)이 2016년 9월 판사, 검사, 변호사, 법학 교수 등 법 관련 전문가 1012명을 상대로 ‘2016 법의식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조사에 응답한 검사 30명 중 23명(76.7%)은 사형집행에 대해 ’매우 찬성한다'라거나 ‘찬성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7명(23.3%)은 ‘반대하는 편'이라고 했고, ‘매우 반대한다'는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판사 30명 중 15명(50.0%)은 ‘반대하는 편', 1명(3.3%)은 ‘매우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또 과반이 사형 선고를 했더라도 집행까지 이어져선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들은 응답자 110명 중 56명(50.9%)이 ‘매우 찬성한다'거나 ‘찬성하는 편이다'라고 답변했다. 전체 응답자 중에선 59.2%가 사형 집행에 찬성했다. 연구원 측은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해 과반 응답자가 ‘사형집행’에 찬성한 것은 상당히 놀랄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 사형집행 찬반을 두고 이 같은 결과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 2명 중 1명꼴로 사형집행에 찬성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3%포인트)에 따르면 '사형을 실제로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52.8%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처럼 사형은 유지하되 집행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과 '사형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각각 32.6%와 9.6%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2.2%가 사형제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셈이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사형집행 찬성 의견이 62.6%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은 30대(59.5%), 60대 이상(53.5%), 50대(47.6%), 40대(42.9%) 등의 순이었다.

한편 21일 기준 현재 사형 판결을 확정받은 사형수는 총 57명이다. 국군교도소에 수감된 군인까지 포함하면 미집행 사형수는 총 61명이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1997년 12월30일 사형집행 이후 사형에 대한 집행이 중지된 상태로 국제앰네스티는 2007년부터 한국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자문위원회는 ‘사형제 집행 논란’과 관련해 ‘폐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위는 헌법 기본권 및 총강 분과에서 작성한 헌법 개정안에 ‘모든 사람은 생명권을 가진다’(11조 1항) ‘사형은 폐지된다’(11조2항)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문위의 개헌안은 참고사항일 뿐 개헌 논의 과정에서 실질적 강제력은 없지만 헌법재판소가 ‘사형제 합헙’ 판결을 내린 바 있어 적지 않은 사회적 논란이 예상된다.

30일 오후 서울시청 청사 외벽에 2016 세계 사형 반대의 날 조명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이날 행사는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시청 청사 외벽에 2016 세계 사형 반대의 날 조명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이날 행사는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 사형제 대안 입법 ‘절대적 종신형’도 인권 침해 논란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적으로 가능한 사형선고에 대해 사실상 집행이 불가능한 현 상황이 일부 국민들의 규범의식 결여와 법질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사형제를 폐지하자는 대안 입법 주장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사형제도가 폐지될 경우 감형·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제도나 ‘상대적 종신형’제도가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절대적 종신형’은 살아 있는 동안 형 집행이 면제될 가능성 없이, 생명을 끝날 때까지 구금하는 형벌이다. 상대적 종신형은 종신형이 집행되는 중에 ‘가석방’ 등을 통해 사회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 무기형이다.

‘절대적 종신형’은 지난 17대 국회와 18대 국회의 3개 안에서 사형제도 폐지 후 대안으로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사형제 폐지 법안은 15대(1996∼2000년) 국회 이후 매번 제출되었으나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절대적 종신형’도 사형제 폐지 이유와 같은 인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배석판사로 사형 선고 경험이 있는 판사 출신 이재교 변호사(세종대학교 법학부 교수)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은 사형과 마찬가지로 비인간적인이며 영구 격리는 또 다른 인격권 침해를 낳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사형제 폐지 대안으로 ‘절대적 종신형’을 택했다가 인권 침해 논란에 ‘상대적 종신형’을 택했다. ‘절대적 종신형’이 존재하는 영국은 1965년 사형제 폐지 이후 범죄가 급증하자 1973년 다시 사형제 제도 명문화를 놓고 의회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된 바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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