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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사각지대, 흔들리는 상아탑]<하>"전담센터 설치, 대학·정부 의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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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제언

'미투 운동' 등 사회적 분위기 확산
일부 대학선 성평등센터 등 신설
정부 차원 예산 등 노력도 있어야

[성범죄 사각지대, 흔들리는 상아탑]<하>"전담센터 설치, 대학·정부 의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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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김지희 수습기자, 이은결 수습기자] 대학 내 성범죄가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학은 물론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특히 성범죄는 사회·문화적 측면이 강하게 반영되는 만큼 정부의 관심과 의지 없이는 개선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노정민 한국대학성평등상담소협의회 대표(고려대 양성평등센터 전문상담사)는 아시아경제와의 19일 인터뷰에서 "2016년부터 본인의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대학 내 성범죄 상담 기관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요구에 힘입어 실제로 일부 대학들은 성범죄 전담기관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외국어대의 경우 지난해 총장 직속기구로 성평등센터를 신설한 바 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성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학교 내부에서도 필요성을 인지해 부서를 독립시켰다"고 설명했다.

총신대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학교폭력ㆍ성폭력예방센터를 총신상담센터와 분리하는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올해 초부터는 학생들이 더욱 편안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계정을 만들기도 했다. 익명을 보장하는 온라인을 통해 사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학칙에 센터 설치를 의무화한 대학은 여전히 일부에 불과하고 센터 내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노 대표는 "센터의 평균 인원은 2~3명 수준인 데다 상담원은 1명에 불과한 곳이 많다"며 "상담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한 탓에 전문성이나 업무연속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학 자율에만 맡기기에는 힘들다"며 "국가에서 관련 기준을 설정하고 대학이 따르도록 하는 등 전담기구의 존치를 학내에서 보장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내 전담기구뿐 아니라 성범죄 행위에 대한 문제 인식을 강화하는 예방교육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내 성교육이 '시간 채우기' 식으로 이뤄져서는 성범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대학들은 성적 조회 또는 졸업이수 요건으로 예방교육을 이수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학생들의 민원도 잦은 실정이다.

김현지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예방교육을 실시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왜 성폭력이 중대한 문제인지, 왜 권력의 문제인지를 학생들이 인지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실효성 있는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학생 사회에서 이 문제가 얼마나 중요하고 공적인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지 숙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은 물론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내 성범죄와 관련한 여성가족부의 권한은 학교별로 성범죄 예방교육 실적을 보고받고 교육을 실시하는 선에 머무르고 있다. 관련 센터를 확대하는 등 대학 차원의 노력을 유도할 수 있는 지원 사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학내 성범죄 문제와 관련해 별도로 대학에 책정된 예산이나 지원은 없다"며 "학생들이 성범죄에 대한 문제 인식을 내재화하도록 시험 등 확실한 수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김지희 수습기자 ways@asiae.co.kr
이은결 수습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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