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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궐련형 전자담배에 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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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궐련형 전자담배에 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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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직장인 허 모씨(38세)는 최근 지인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구입했다. 몸에 덜 해로울 것 같고 이전에 피우던 담배 생각이 나지 않아 흡연에 대한 부담감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월, 목이 아파 감기인가 싶어 병원을 찾았는데 ‘만성 인후염’ 진단을 받았다.

#직장인 윤 모씨(43세)는 올 겨울 실외 흡연구역을 찾는 일이 줄었다. 이상기온으로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야외에서 흡연하기는 어려운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상대적으로 냄새가 덜 나 실내에서 피운 탓이다. 이에 따라 이전 겨울에는 추위로 인해 자연스레 흡연량이 줄었지만 올 겨울엔 되레 흡연량이 늘었다.
◆궐련형 전자담배, 인체에 덜 유해할까? NO…일반 담배처럼 니코틴 중독 유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처럼 불로 태우지 않아 유해 물질이 줄었다고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많은 흡연자들이 궐련형 전자담배를 금연방법으로 소개하거나,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서도 모든 담배 제품은 위험하기 때문에 다른 담배와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유해성이 절감됐다’는 것은 담배업계의 주장으로 아직까지 인체에 덜 해롭다는 근거는 없다. 아울러 일부 연구에서는 일반담배에서 배출되는 유해성분이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도 검출된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덜 해로울 것이라는 흡연자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담배이기 때문에 금연구역에서 흡연 시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점도 동일하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2016년 12월 필립모리스가 제출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위험저감 담배 관련 제품(MRTP)’ 허가 신청에 대해 과학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며 신청을 부결했다. 자문위는 아이코스가 유해 화학물질 노출 자체는 줄였지만 이 같은 노출 감소가 흡연 관련 질병의 발병률 및 사망률의 실질적인 감소로 이어진다고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모든 종류의 담배는 니코틴을 함유해 중독을 유발하고 금연을 어렵게 만든다. 대한금연학회도 올해 초 입장문을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를 금연 목적으로 권해서는 안되며, 금연을 원하는 흡연자에게는 효과가 입증된 치료를 권해야 한다고 밝혔다.

순수 니코틴은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 NO…니코틴 자체 심장질환 위험↑

일반적으로 ‘니코틴은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일 뿐 질병 발생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니코틴은 혈압 상승 및 심근 수축 증가로 인한 심장 질환을 유발한다. 관상동맥 혈류의 이상 반응도 야기하며 니코틴으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로 심장근육세포의 능력저하를 발생할 수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니코틴이 함유돼 있으며,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동안 발생되는 증기에도 니코틴이 포함돼 있어 간접흡연 위험이 있다. 다만 현행법상 궐련형 전자담배는 니코틴과 타르의 함량 표기를 하지 않아도 돼 흡연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렵다.

흡연 시 체내에 들어간 니코틴은 도파민을 분비해 정신적 쾌감을 느끼게 한다. 흡연 기간이 길고 흡연량이 많을수록 체내의 니코틴 수용체 수가 점점 많아져 더 많은 니코틴을 원하게 되고 금연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혼자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할 경우 금연 성공률은 약 4~5%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의료진과의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할 경우 성공률이 10배 이상 증가한다. 2015년부터 시작된 금연치료 지원사업 성과 평가 연구에 따르면, 2016년 참여자의 1개월 금연 성공률은 73.7%, 3개월 성공률은 54.5%로 나타났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유태호 과장(가정의학과)은 “진료실을 찾아 금연했다고 말하는 일부 환자들 중 전자담배 사용이 금연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모든 종류의 담배는 니코틴 중독을 야기하고 건강에 유해하며, 궐련형 전자담배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유 과장은 "진정한 금연은 우리 몸의 깨진 니코틴 수용체 균형을 바로 잡아 니코틴 중독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라며 “금연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의료진과의 상담·약물치료를 통해 단번에 끊거나 천천히 흡연량을 줄여서 끊는 등 본인에게 맞는 금연 방법을 찾고 실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흡연 비판보다 금연 격려가 효과적…정부 금연치료 지원사업 도움

현재 정부는 효과적 금연 방법을 지원하고 있다. 금연치료 지원사업을 통해 연 3회까지 12주 금연치료의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12주 금연치료 프로그램 참여 시 3회차 상담부터는 본인부담금 전액을 면제하고, 12주 치료 완수 시 1, 2회차 본인부담금을 모두 환급해주고 있다. 금연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http://www.nhis.or.kr)나 ‘M건강보험’, ‘건강in’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화 문의(1577-1000)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금연은 금연결심과 금연치료를 받는 등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주변의 도움 역시 필요하다. 미국 하버드 연구진은 1971년부터 2003년까지 만 21세 이상의 성인 5124명과 이들과 사회적으로 관계 있는 5만3228명을 대상으로 추적관찰 연구를 진행한 결과, 흡연 습관은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아 사회적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금연을 할 경우 흡연자가 금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유 과장은 "배우자가 흡연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금연을 응원할 경우 금연 성공에 더욱 효과적"이라면서 "설 명절을 맞아 가족들이 함께 금연을 응원하면서 효과적인 금연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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