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음식 한 끼 칼로리 2800㎉ 넘어
단식 등 갑작스런 체중감량은 위험
식사량 줄이고, 유산소 운동, 청소 등 생활속 활동량 늘려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설 연휴 첫날인 15일 야간 당직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고소한 기름향이 진동했다. 겨울이 제철이 탱글탱글한 굴전 한접시와 맥주 한 캔.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굴향의 유혹을 이기기는 어려웠다. "맛있게 먹으면 0㎉"라고 하지 않았던가? 샤워 후 이가 얼얼할 정도로 시원한 맥주 한 모금과 짭짤한 굴전을 곁들이니 귀향의 기쁨이 밀려들었다.
칼로리를 계산해보자. 떡국 한그릇(300g) 345㎉, 동그랑땡 5개(15g) 150㎉, 굴전 1 작은접시 187㎉, 오징어 튀김 1개(40g) 118㎉, 돼지갈비찜 1인분(200g) 566㎉, LA갈비 1인분(200g) 626㎉, 고사리나물 1인분(81.5g) 50㎉, 간자미 회무침 1접시(200g) 199㎉, 양념게장 1인분(240g) 321㎉, 삼치구이 1인분(1토막) 124㎉, 등갈비 김치찜 1인분(200g) 128㎉ 등 한끼 섭취한 2814㎉에 달한다. 음식의 종류가 많다보니 1인분을 모두 먹어 치우지 않은 만큼(자기 방어를 위한 합리화) 절반만 먹었다고 가정해도 1000㎉는 훌쩍 넘는다. 소화가 안되고 뱃살이 더 늘어난 기분이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미 어마무시한 열량의 음식들은 그녀의 뱃속에서 소화를 마친 상태다. 차마 체중계 위에 올라가진 않았지만 설 연휴 사흘 만에 몸무게는 부쩍 늘었을 것이다. 과거 명절을 돌아보면 명절 직후 평균 2㎏ 가량이 늘어났다. 서울에서 홀로 직장에 다니는 그녀를 안타깝게 여긴 가족들의 '사육'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체중을 감량하기 위한 단식을 가장 위험한 다이어트라고 지적한다. 단식으로 단기간 체중을 감량한 경우 오히려 인체는 살이 쉽게 찌도록 설계된 탓에 '요요'를 경험할 수 있어서다. 오한진 을지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중이 감소하면 음식을 찾는 욕구는 더 강해진다"면서 "1일 에너지 소비량도 다이어트 이전보다 줄어드는데 이런 모든 현상은 몸 안에 지방을 비축해 놓으려는 경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의 활동도 뚝 떨어지면서 의지와 상관없이 몸은 체중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과음이나 과식한 다음 날에는 평소보다 식사량을 줄여 지방이 몸에 쌓이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피자 햄버거와 같은 고열량 식품은 피하는 대신 과일이나 채소로 배를 채우면 섭취 열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 특히 토마토는 소량으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은 칼로리가 없는데다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식사량 감소로 허기진 배에 포만감도 주기 때문에 간식을 찾게되는 것도 덜하다.
운동도 빠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땀이 날 정도로 빠르게 걷는 등 유산소 운동을 하고나면 열량 소모도 많고, 기분까지 상쾌하다. 운동 후 식욕이 떨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기 어렵다면 사소한 일에서부터 활동량을 늘려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스스로를 귀찮게 해야 한다. 앉기, 일어서기, 걷기, 말하기,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기 등 일상생활 속 육체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소비하는 ‘NEAT운동(Non exercise activity thermogenesis)’이 최근에는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승용차로 출퇴근한다면 일부러 먼 곳에 주차하고 걸어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2~3정거장 전에 내려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건물 화장실에 갈 때도 일부러 2~3개 층 위에 있는 곳으로 가는 방식도 제시됐다. 또 집에서는 TV 채널이나 음량을 리모콘 대신 TV 본체를 통해 조절하기, 청소기 밀기나 걸레질하기, 양치질 하면서 앉았다 일어났다 반복하는 등의 방법도 신체 활동량을 늘릴 수 있다. 약간 긴장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집에서는 헐렁한 옷보다는 타이트하게 맞는 옷을 입으라는 전문가의 조언도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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