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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채팅방' 인기 이유는 인간의 이중성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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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함을 추구하지만 고독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순적 '놀이'

단체 카톡방.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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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명절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가량은 명절에 가족이나 친지와 다툰 적이 있다고 한다. 다툼의 원인은 대부분 ‘대화’다. ‘쓸데없이 참견하거나 잔소리해서’(54.3%·중복답변)가 다툼 이유 1위로 꼽혔다. 또 ‘피로가 쌓여 예민해져서’, ‘집안일 분담 등이 불공평해서’, ‘편애, 차별 등을 당해서’, ‘모욕적인 언사를 들어서’, ‘상대가 자기자랑을 심하게 해서’ 등 다툼 이유도 다양하다. 자세히 보면 모든 다툼 원인은 역시 ‘대화’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고독한 OO방’이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오픈채팅방이 인기다. 이 채팅방의 규칙은 간단하다. 모든 대화는 사진, 즉 이미지로만 한다. 이미지에 짧은 문구를 덧붙이는 건 가능하다. 그러나 문자만 입력해 대화를 시도하면 경고를 받거나 방에서 쫓겨난다.
고독한 박명수방, 고독한 강다니엘방, 고독한 아이유방, 고독한 김설현방 등 주로 연예인을 주제를 한 방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흡사 팬클럽을 연상시킨다. 가입 가능한 인원은 1000명으로 제한돼 있다.

15일 오전 현재 ‘고독한’을 입력해 채팅방을 검색해 보니 수천 개에 가까운 채팅방이 나온다. 채팅방에선 하루에도 수백 수천 건씩 대화가 이어진다. 이미지를 올릴 뿐이지만 대화는 이어진다. ‘고독한’이라는 방 제목과 달리 채팅방 ‘알림음’이 끊임없이 울려 댄다. 고독함을 추구하지만 고독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순적인 놀이인 셈이다.

말없이 이미지만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에 젊은 층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왜일까. 전문가들은 “누구에게도 방해 받고 싶지 않으면서도 누군가와 연결돼 연락을 주고받고 싶은 인간의 이중성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고독한 채팅방에 여러 개 가입한 김모(28)씨는 “집에서 회사에서 대화에 어려움을 느껴 소통 자체에 피로를 느끼지만 결국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김씨는 “고독한 채팅방에선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모르는 사람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반짝 인기를 끄는 ‘재밌는 놀이’일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채팅방에 들어가 있는 한 사용자는 “좋아하는 연예인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재밌는 사진을 주고받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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