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북한이 8일 '건군' 70주년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에는 깜짝 놀랄만한 신무기는 없었다. 지난해 4월 열병식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열병식 실황을 생중계하고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포함한 전략무기를 대거 공개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축소된 열병식에 불과했다.
특히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비롯한 SLBM은 동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성-3은 북극성-1보다 동체가 날씬하고 성능도 향상돼 사거리가 더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번개 5호로 불리는 KN-06과 번개 6호도 없었다.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KN-06은 목표물과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힛 투 킬' 방식으로 추정된다.KN-06는 2010년 10월 북한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고 여러 차례 시험 발사를 거쳐 실전 배치됐다. 러시아의 S-300과 중국의 FT-2000을 북한식으로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신형 무기를 공개하지는 않되, 이제까지 공개한 주요 전략무기를 다시 등장시켜 이미 확보한 핵ㆍ미사일 능력을 다시금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이날 열병식에서 직접 육성 연설에 나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에서 부산을 피우고 있는 현 정세 하에서 인민군대는 고도의 격동 상태를 유지하고 싸움 준비에 더욱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며 "침략자들이 신성한 우리 조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0.001㎜도 침해하거나 희롱하려 들지 못하게 하여야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핵'이나 '핵무력'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이를 놓고 군안팎에서는 북한이 열병식을 대내용 행사로 치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건군절'을 맞아 진행한 열병식 시간과 '내용구성'을 축소한 것은 평창올림픽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내부 행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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