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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의 올림픽 평화는 위험한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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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지지층 등 돌리고 국제적으로 고립될 수 있어"
"대화 실패시 美 '군사 옵션' 고려할 수 있는 빌미 제공"
"트럼프 북 인권 혹평할 때 南 선수들 北서 스키 훈련"
"올림픽 끝나는 시점이 韓-美 관계의 진정한 시험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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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전세계인이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자 아시아판에서 한반도 상황에 대한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올림픽 평화 도박(An Olympic peace gamble)'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서 FT 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로운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북한에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을 두고 '위험한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적으로 문 대통령의 고유 지지층이 등을 돌릴 수있을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고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FT 는 "문 대통령의 지속적인 지도 아래 서울은 북한의 참여를 통한 평화로운 경기를 보장하기 위해 평양과 데탕트 기간을 가지려 한다"면서도 "어떤 비용을 치를 것인가 하는 궁극적인 문제가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들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고귀한 열정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북에 손을 내미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우선 남북 대화는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무기체계를 완성할 수 있도록 숨돌릴 틈을 만들어줄 수 있을뿐만 아니라 워싱턴으로부터 서울을 고립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FT는 "좀더 직절적으로 몇몇 분석가들은 문대통령의 시도가 실패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하여금 외교가 작동하지 않는는 점이 입증됐다며 한반도에 대해 군사 옵션을 추진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김두연 한만도미래포럼 객원연구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내 화해와 평화에 그의 정치적 미래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반도는 탄도미사일 실험과 핵무기 개발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정권의 갈등에 크게 흔들렸다. 트럼프 대통령는 '화염과 분노'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평양을 위협했다. 최근에는 평양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코피전략(Bloody nose)'을 준비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주 주한 미국 대사 후보였던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의 지명을 철회한 것이 알려지면서 더욱더 고조됐다. 그가 백악관의 군사 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 지명 철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키로 한 것은 문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흔들어 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 단일 여자하키팀 구성 계획과 개막식 공동 입장 계획을 발표한 뒤 대중의 지지를 구했다. 하지만 국내 반응은 싸늘했다. FT는 "남한 선수들이 북 선수들에게 희생하는 것에 대해 남한 젊은이들이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한국 상황을 전했다.

FT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73%에서 60%대까지 떨어진 사실을 전하며 "문 대통령이 이슈의 중심에 세대 교체가 있다는 점을 과소평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 젊은이들은 북한과의 감정적 연대가 미약하다는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의 김지윤 선임연구위원은 FT와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은 북한에 대해 어떤 민족감정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통일을 염원하는 기성 세대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통일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대 응답자의 60% 이상이 한반도 통일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젊은이들의 지지를 얻어 정권을 잡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같은 세대 단절은 특히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윤 선임연구위원은 "단일팀에 대한 반대는 정치적이거나 이데올로기적인 이유가 아니다"라며 "젊은 세대들은 정의와 규범, 규칙에 대해 더 신경을 쓴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과 평양의 교섭은 미국과의 장벽을 만들어 서울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고립시켜 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포기하기 위해 최대한 압박한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의회 국정연설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혹평할 때 수십명의 남한 선수들은 북한의 스키 리조트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워싱턴은 이같은 접근에 서울이 동참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은 FT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태도는 북한 핵 이슈를 해결하기 보다는 남북한 관계를 개선하는데 무게중심이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인 박휘락 교수는 "한국 정부는 초기에는 북에 압력을 가하는 미국과 동일한 목소리를 냈지만 지금은 갑자기 저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에 예속돼 있는 것처럼 인식된다"고 말했다.

FT는 많은 미국 관리들과 워싱턴에 있는 아시아 전문가들은 한반도내에서의 이같은 온기가 전정한 데탕트로 연결될 것이라는 생각에 대해 조롱을 퍼붓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단지 미국이 이끄는 공격 위협과 국제적 제재로부터 시간을 벌려는 것일뿐이라는 것이다.

FT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시점은 서울과 워싱턴간 연대에 대한 결정적 시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나라가 올림픽 기간 중단됐던 군사 훈련을 재개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서울이) 합동 군사 훈련을 축소할 것을 미국에 제안할 것"을 우려했다.이는 트럼프 행정부를 화나게 하는 일이며 최대한 압박 전략을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미 테리는 "북한에 대한 서울과 워싱턴과의 차이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이후에 더욱 넓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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