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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위험에 정치혼란까지 겹친 몰디브, 왜 비상사태까지 선포됐을까?

최종수정 2018.02.07 10:02 기사입력 2018.02.07 10:02

몰디브의 수도 말레 모습. 지난 5일(현지시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이후 여행객들의 방문이 자제되고 있는 상태다.(사진=www.worldatlas.com)
몰디브의 수도 말레 모습. 지난 5일(현지시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이후 여행객들의 방문이 자제되고 있는 상태다.(사진=www.worldatlas.com)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로 국토 대부분이 수몰위험에 처해있는 몰디브에 정치격변까지 덮쳤다. 이번 정치 격변에 따라 몰디브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상황이다. 세계적인 신혼여행지, 인도양의 진주로만 알려진 화려한 몰디브의 이면에 숨은 해묵은 정치적 적폐가 한꺼번에 폭발한 이번 사태는 그 이면에 미국과 중국, 인도 등 주변 열강들의 이해관계도 녹아있어 금방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은 보름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법원의 영장없이 경찰의 압수, 수색, 체포, 구금이 가능해졌고 집회의 자유가 제한됐으며 군경에 의한 계엄이 선포됐다. 비상사태 선포 후 경찰은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을 국가전복음모 등 혐의로 체포했다. 야당의원들에 대한 석방 및 복직 판결을 내린 압둘라 사이드 대법원장과 알리 하미드 대법관도 체포됐다.

이에 반대하는 야당지지자들의 시위가 지속되면서 몰디브의 수도인 말레섬은 혼돈에 휩싸였다. 지난 2016년, 영국으로 망명한 모하메드 나시드 전 몰디브 대통령은 인도와 미국에 군사개입을 요청하는 등 몰디브 문제가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되면서 혼란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 외교부를 비롯한 각국 외교부들은 교민들의 안전을 당부하고 관광객들의 말레섬 방문을 자제하는 공문을 내기도 했다.

6일(현지 시각) 새벽 몰디브 경찰이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가운데)을 체포하고 있다. 가윰 전 대통령은 이복동생인 압둘라 야민 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야당의 입장을 지지해 국가전복의도 혐의로 체포됐다.(사진=AP연합뉴스)
6일(현지 시각) 새벽 몰디브 경찰이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가운데)을 체포하고 있다. 가윰 전 대통령은 이복동생인 압둘라 야민 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야당의 입장을 지지해 국가전복의도 혐의로 체포됐다.(사진=AP연합뉴스)
가뜩이나 지구온난화로 국토 대부분이 수몰될 위기에 처해있는 몰디브가 심각한 정치격변에 휩싸이게 된 것은 1965년, 해방이후 복잡다단하게 얽힌 몰디브 내부의 정치적 역학구조 때문이다. 몰디브는 원래 포르투칼 식민지에서 1887년, 주인이 영국으로 바뀌어 장기간 식민통치를 받다가 1965년에 독립했다. 독립직후까진 술탄이 지배하던 왕국이었지만 3년만에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국으로 전환됐다.

첫 집권한 이브하림 나시르 대통령은 집권 후 독재를 일삼다가 결국 1978년 축출, 싱가포르로 망명했고 뒤를 이어 마우문 압둘 가윰 대통령이 집권했다. 그러나 가윰 대통령 역시 30년간 집권하면서 부정부패를 일삼아 지탄을 받았고, 2008년 최초로 치러진 직선제 대선에서 모하메드 나시드 대통령이 당선됐다. 그러나 나시드 대통령도 불과 4년만에 쿠데타로 쫓겨나고 2014년 대선에서 가윰 전 대통령의 이복동생인 현 압둘라 야민 대통령이 당선돼 오늘에 이르렀다.

지난 2014년, 몰디브를 국빈방문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 주석과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 야민 대통령은 몰디브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친중파로 알려져있다.(사진=AP연합뉴스)
지난 2014년, 몰디브를 국빈방문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 주석과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 야민 대통령은 몰디브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친중파로 알려져있다.(사진=AP연합뉴스)


그러나 가윰 전 대통령이 다시 야당세력을 이끌면서 이복형제간 권력투쟁이 이어졌고, 잦은 암살위험에 시달리던 야민 대통령이 지난 2일, 몰디브 대법원의 야당인사 석방 및 재심 판결에 불복해 군경을 동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정정불안이 심화됐다. 정권이 세번 바뀌는동안 1조원이 넘는 정치자금이 세탁되고 주요 집권자들의 부정부패가 심각한 상황에 치달으면서 정치가 정쟁의 수단으로 변질된 것.

이러한 국내 문제 뿐만 아니라 인도양 무역로의 주요 중간기착점에 위치한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열강들간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국내 분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여당을 이끌고 있는 현 압둘라 야민 대통령은 몰디브 내에서 대표적인 친중파에 속한다. 지난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몰디브 국빈방문을 이끌었고, 중국 자본의 유입을 환영하는 등 대내외적으로도 친중행보를 이어갔다.

이에비해 야당을 이끌고 있는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과 영국 망명 중인 모하메드 나시드 대통령은 대표적인 친미세력으로 손꼽힌다. 이들은 미국과 인도군이 직접 개입해 현 야민 정권의 축출을 도와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몰디브의 정정불안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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