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지난달 30일 1174억원, 이튿날에는 663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도 3거래일동안 2718억원, 4728억원, 4554억원씩 연일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유사한 추이를 보였고 지난 5일 코스닥지수는 2007년 8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가장 큰 포인트의 하락을 기록했다.
미국과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증시가 죄다 패닉 상태다. 진원은 금리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들어 0.43% 치솟아 2.8%를 넘어섰다. 시장에서 중요한 지지선으로 여겨온 3%에 근접했다. 독일의 금리 역시 오름세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으로 자금이 몰려 주가를 끌어내리게 된다. 미국 증시에서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최근 아마존을 제외한 구글과 애플 등 대표적인 성장주 주가가 부진하다.
증시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인 침체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글로벌 경기 성장과 물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이 지속되고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인플레이션 판단을 상향 조정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 금리 상승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장통'으로 비유했다. 그는 "최근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크게 반영하고 있으며 아직 어떤 국가의 중앙은행도 선제적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오랜 기간 저금리 환경에 익숙해진 탓에 긴축이 주는 신호에 통증이 수반되는 것"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경기 확장의 신호로 읽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국 증시는 환율의 수혜를 받는 측면도 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080원대 후반에서 마감했으며 6일 오전에는 1096원대까지 이르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한국 IT의 상대적 부진은 원화 강세 압력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그럼에도 지난달 한국 수출은 2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환율 부담 완화 시 국내 수출 기업들의 추가적인 업황과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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