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락 직전 금융경색 단계" VS "잠재력 여전… 제2의 금 될 것"

가상통화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9백만원대로 떨어진 지난 2일 서울 중구 다동의 한 가상통화거래소에 설치된 시세판을 한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대표 가상통화(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이달 초 '검은 금요일' 사태로 한 달 만에 70%나 '폭락'하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가상통화 시장이 대폭락 직전인 '금융경색' 단계에 도달했다는 경고와 여전히 잠재력이 남아있으며 '제2의 금'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날 새벽 4시 경에는 876만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정확히 한 달 전인 지난달 5일 최고가 2885만원(업비트 기준) 대비 70%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불과 3일 만에 '롤러코스터'와 같은 가격 급락과 급등이 반복되자 가상통화 투자자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국내 가상통화 투자자 커뮤니티에는 갈팡질팡하는 투자자들의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한 치 앞도 모른 채 결국 개인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고 있는 지금 상황을 보면 코인판은 도박도 아니고 무조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다단계 수준인 것 같다"고 말했다.
리플 역시 '검은 금요일' 당시 660원까지 떨어진 뒤 주말 새 1035원으로 반등했다. 이내 다시 떨어져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900원을 가리키고 있다.
◆기로에 선 비트코인…거품 끝물 VS 잠재력 남았다=일각에서는 '민스키 모먼트(Minsky Moment)'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의 이름을 딴 민스키 모먼트는 과도한 부채로 부풀려진 경기 호황이 끝나며 자산가치가 폭락, 금융위기가 시작되는 시기를 뜻한다. 전일 고가(1149만원·업비트 기준) 대비 무려 32%가 급락했던 지난 2일의 '검은 금요일' 사태가 가상통화의 막연한 성장 가능성에 불어닥친 투기 광풍이 꺼지기 시작하는 변곡점이라는 분석이다.
민스키의 투자 거품 생성·붕괴에 관한 신용 사이클 모델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거품은 대체, 호황, 도취, 금융경색, 대폭락 등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의 금융 브리프에 게재된 '최근 비트코인 가격급락 현상과 가상통화 생태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있으며 사이클상 대폭락 직전인 금융경색 단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투자자문회사 콘보이 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 하워드 왕, 영국 가상화폐 헤지펀드 프라임 팩터 캐피털의 공동창업자 애덤 그림슬리 등 전문가들도 금융경색 단계에 상당히 근접했다고 전망했다.
반면 5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2018년 1분기 보고서에서는 비트코인의 잠재성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알렉산데르 베렌첸 스위스 바젤대 교수와 파비안 샤르 교수는 보고서에 실린 '암호화 결제수단 세계 개론'를 통해 "자산으로서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반의 대안 통화를 무시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한계에도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잠재력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이어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 결제수단은 흥미로운 투자 대상이자 포트폴리오 분산 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 비트코인 자체가 금처럼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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