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어린이가 있어, 조심해"…무인차끼리 5G로 대화한다

SKT-교통안전공단, 5G 자율주행차 협력운행
어린이 무단횡단·앞차 사고상황 등 차량간 소통

"도로 앞쪽에 어린이가 있어, 속도를 낮춰."

앞서가던 자율주행차가 뒤따라오던 차에게 이렇게 전했다. 실제로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차량 간 명확한 소통이 이루어진 것이다. 스쿨존 진입ㆍ어린이 횡단 등을 운전상황을 파악해 차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데 걸린 '반응속도'는 불과 0.001초였다. 5G의 힘이다.

5일 SK텔레콤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은 "화성 자율주행 실험도시 'K-City(케이-시티)'에서 2대의 5G 자율주행차가 교통정보를 주고받는 '협력 운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복수의 5G 자율주행차가 서로의 경로를 살피며 협력 운행에 성공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시연에는 SK텔레콤과 공단이 개발하고 있는 5G 자율주행차 2대가 등장했다. 이 차량들은 ▲5G 차량통신 기술(V2X, Vehicle to Everything) ▲3D HD맵 ▲딥러닝 기반 주행 판단 기술을 활용해 서로 통신하고, 신호등ㆍ관제센터와 교통 상황을 주고받으며 K-City의 스쿨존ㆍ교차로ㆍ고속도로 상황 등으로 구성된 자율주행 트랙 약 2km 구간을 달렸다.

SK텔레콤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은 5일 화성 자율주행 실험도시 '케이-시티(K-City)'에서 복수의 5G자율주행차가 대화하며 주행하는 '협력 주행' 시연에 성공했다. 5G와 HD맵으로 사각지대 어린이를 발견해 주변 차량에 경고를 주자,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멈춰서고 있다.

시연 과정에서 자율주행차 2대는 스쿨존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속력을 줄였다. 어린이 모형이 차도에 나타나자, 가로등에 설치된 CCTV가 5G를 통해 주변 자율주행차에 어린이 접근을 즉시 전파했다. 자율주행차는 급정거 후 어린이 모형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뒤 운행을 재개했다. 반응속도 1ms(0.001초)의 5G초 저지연 특성이 빛을 발했다. 이어 두 차량은 관제센터로부터 긴급공사 구간 정보를 5G로 전달 받아 경로를 재설정하거나, 고속주행 구간에서 속력을 시속 60km 이상으로 나란히 높이기도 했다.

고속도로 출구 구간에서 다중 추돌 사고가 발생하자, 앞 차는 5G망을 통해 이 정보를 뒤따르는 차량과 관제센터에 신속히 전달했다. 정보를 수신한 자율주행차는 즉시 속력을 줄이고 주행 차선을 바꿔 사고 지점을 안전하게 통과했다. 무신호 교차로에서 마주친 두 차량은 통행 우선 순위를 스스로 정하기도 했다.

SK텔레콤 측은 이번 실험의 의미에 대해 "대중교통이 부족한 농어촌이나 버스 배치가 어려운 대학 캠퍼스, 대단지 아파트, 산업단지에서 5G 자율주행 전기버스가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K텔레콤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은 5일 화성 자율주행 실험도시 '케이-시티(K-City)'에서 복수의 5G자율주행차가 대화하며 주행하는 '협력 주행' 시연에 성공했다. 교차로에서 만난 자율주행차 두 대가 5G 신호로 대화하며 통행 우선 순위를 결정하고 있다.

SK텔레콤과 공단은 이번 시연에서 K-City 주행도로의 정확한 차선 정보와 주변 교통표지판ㆍ신호등 등 정보를 cm 단위로 정밀하게 표현한 HD맵도 공개했다. 자율주행차가 이동하는 동안 ▲주변 차량의 실시간 위치 ▲신호등 신호 및 교통 정보 ▲긴급공사ㆍ다중 추돌 사고 등 각종 주행 정보가 실시간으로 HD맵에 반영됐다.

이날 SK텔레콤은 5G 자율주행 전기버스, 5G HD맵 제작차량 등 다양한 자율주행용 차량도 선보였다. '5G 자율주행 전기버스'는 100% 전기로 구동되는 친환경 11인승 버스이다. 1회 배터리 충전으로 최장 150km, 최고 시속 60km로 주행할 수 있다.

이 버스는 5G단말기와 '셔틀버스 특화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주변 사각지대 위험 감지 능력이 탁월하다. 유지 비용이 매우 저렴하고 유해 배출가스도 거의 없다고 SK텔레콤 측은 설명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