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1일 서울 역삼동 '마루180' 지하 이벤트홀에서 벤처생태계 혁신대책을 발표한 뒤 벤처업계 관계자들과 토크콘서트 형식의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홍 장관,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대책은 좋은데) 실행은 2019년이잖아요. 스타트업의 1년은 보통의 업계 시간으로 10년이라고 합니다. 이걸, 어떻게 좀 당길 순 없어요?"(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31일 오후 서울 역삼동 '마루180' 지하 이벤트홀 무대에 홍 장관이 벤처업계 유명인사들과 나란히 앉아 이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류 대표와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매쉬업엔젤스 이택경 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문규학 대표 등이다. 대본 없는, 토크콘서트 형식의 토론회였다. 토론 중 3~4분 정도 장내가 정전됐다. 류 대표는 "진짜로 대본 없죠?"라며 웃었다. 정전이 됐는데도 육성으로 얘기가 이어졌다.
중기부는 이날 '벤처확인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민간중심의 벤처생태계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중기부는 공공기관이 아닌 벤처전문가(선배벤처, 벤처캐피털 등)로 구성된 민간 벤처확인위원회가 벤처기업을 선별하고 벤처확인위원회의 전문심의를 거쳐 벤처기업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식으로 제도를 바꾸겠다고 했다.
홍 장관은 지금의 벤처정책이 수명을 다 했다고 본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정책의 뼈대가 만들어져 큰 성과를 냈지만 이제는 현실에 맞게 손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홍 장관은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벤처가 도약하려면 새로운 시스템과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면서 "그 첫 걸음을 오늘 내딛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여전히 벤처정책이 지나치게 정부주도적이라는 지적을 했다. 그는 "자꾸 손을 잡아주면 마마보이가 되니까 이제 손을 좀 놓아주실 필요도 있다"면서 "이번 대책으로 많은 부분을 민간으로 넘긴 건 굉장한 업그레이드인데, 그 업그레이드의 '끝'을 보여주시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홍 장관은 이에 대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거듭 확인했다. 홍 장관은 다만 "지금까지 지원을 했는데 이걸 갑자기 줄이기 (시장에 맡기기) 시작하면 시장이 신호를 잘못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홍 장관은 이어 "창업에 대한 청년들의 열망이 문화가 돼야 한다"면서 "부동산 시장에 몰려있는 자금이 이제는 벤처시장으로 와야한다는 게 저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아울러 ▲시장친화적인 벤처정책 ▲민간의 자율성과 책임의 원칙 확립 ▲공정한 투자환경 조성 등을 약속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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